Librivox 활동 | Chapter 10
이제 Librivox 활동을 한지 8달 정도가 지나자 그 첫날에 가지고 있던 열정이 식어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BC역할도 충실히 했고,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많이 참여했으며 한국어 프로젝트까지 하나 올리니 그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막상 생각해보니 내년에 고등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참이어서 그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아니 평생토록 그 프로젝트에 더 이상 참여를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로그인하는 횟수도 뜸해졌고, 새 포스트가 왔다는 메일들도 거들어보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는 바람에 99개가 넘는 메일이 보관함에 쌓이곤 했다. 근데 그 열정이 사그러가고 있을 때 체크포인트라도 되는 것처럼 다시 내 열정을 되살려준 하나의 영화가 하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스위니 토드> 라는 영화였다.
나는 영화에 나오는 배우를 중점으로 보는 스타일이라서 영화 배우 리스트를 보았더니 '조니 뎁'과 '헬레나 본함 카터' 였다. 나는 두 배우를 단숨에 알아봤다. 조니 뎁은 '캐러비안의 해적' 영화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면서 잘 알게 된 배우였고, 또한 헬레나 본함 카터는 <레 미제라블>에서 테나르디에 부인의 역과 동시에 2015년 올해 나온 영화 <신데렐라>에서 요정대모 역할을 맡은 것을 보면서 알게 된 배우였다.
내 영어 선생님이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자 한번 보라고 가져온 DVD였다. 영화는 2007년 영화로 별로 오래되지 않은 영화였으며, 호러 영화라고 되어있었다. 나는 호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진짜 싫어한다. 나는 선생님께 아주 무서운 영화냐고 물어보자 선생님은 피가 좀 보일 것이라고 말씀하였다. 피는 딱 질색이었던 나는 등을 돌리고 영화를 보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돌렸다. 왜냐하면, 조니 뎁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도 말 대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니, 이게 뮤지컬 영화였어?!
충격으로 휩싸인 나는 케이스를 다시 보니 '뮤지컬 슬래셔' 라고 되어 있었다.
아... 호러&스릴러 영화이긴 한데 뮤지컬이구나...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로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진짜 그 뮤지컬이 있었다. 나는 그 영화에 점점 집중해 들어갔다. 눈을 가리게 되는 장면들도 좀 있었지만, 배우들이 노래를 하다 보니 내 공포가 점점 사그라들고 내용에 푹 빠졌다. 그리고 이제 '스위니 토드' 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영화와 곧 이어서 무대 버전으로 된 뮤지컬 동영상을 보고 나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String of Pearls'라는 책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뮤지컬이 바로 <스위니 토드> 라는 사실이 눈에 띄면서 이번에는 원작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gutenberg.org에는 없었다. 그럼 원작은 어디에 있지? 아마 답은 Librivox 포럼에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에 포럼으로 들어가서 검색을 해 보았다. 과연 그 책이 있었다. 그리고 어떤 유저가 이미 솔로 프로젝트를 만들었던 것이다. 앞쪽에 있던 챕터에서도 언급을 한번 했었는데 챕터는 총 39개였다. 나는 책 링크를 클릭하여 책들을 차근차근 보았다. 내용은 확실히 뮤지컬과는 달랐지만 그래도 괜찮았고 스릴 넘치는 책이었다. 몇 개의 챕터에선 소름 돋는 부분들도 숨어져 있었다.
갑자기 새로운 욕구가 마음속에서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래 -- 이 책으로 한번 드라마 리딩으로 만들어보자! 물론 유저들의 도움 없이 나 혼자서 해야 하겠지만, 내 프로젝트이니까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이런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2015년 8월, 프로젝트를 올리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책 컬러링' 이라는 것이었다. 이것도 앞쪽 챕터에서 한번 언급했지만, 다른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맡아서 대사를 읽을 때 자신의 대사를 찾기 쉽게 하기 위해 각자의 캐릭터에 다른 색깔을 칠해서 보기 쉽게 하기 위한 스크립트 작업이었다. 근데 정말 귀찮았다. 처음으로 하는 것이기도 했고, 39개를 혼자 다 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도움을 구하는 글을 올렸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나는 결국 나 혼자서 하기로 하였다.
거의 몇 주 만에 겨우 스크립트를 완성하자 프로젝트를 올렸다. 근데 문제는 MW였다. 섹션이 200개가 넘어서 거기에 캐릭터 이름과 챕터 이름, 그리고 이미 선정된 사람들에게 승인을 해주는 것만 해서 무려 40분이 걸렸다. 하지만 보람찼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혼자서 한 모든 준비과정을 보니 다른 사람이 도와주는 것보다 나 혼자서 해 보는 게 훨씬 더 나았다. 물론 다른 사람이 도와주었을 땐 더 편리했고 더 빨리 진행되었긴 했지만.
이제 문제는 편집자와 PL 해 주실 분들을 찾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올리고 거의 1달이 지나갔는데도 한 명도 오지 않았다. 물론 한 유저가 와서 DPL을 해 주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경험히 부족하다며 양해를 구하고 떠났긴 했다. 그리고 섹션을 선정해 주시는 유저들도 좀 계셨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잘 나아가지는 않는 프로젝트인 것 같다. 지금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만약 완성이 되면 곧 글을 또 쓸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직 프로젝트가 아무 지체 없이 잘 나아갈 수 만 있다는 바람뿐이고, 그런 생각이 드는 나 자신을 보면 어느새 더 Librivox에 나아가는 열정이 뜨겁게 보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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