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관점에서 본 <인사이드 아웃> 영화 후기
<인사이드 아웃> 작가에 의하면 최대 20개의 감정들까지 적어보았으나 내용이 복잡하게 되어 기쁨 (Joy), 슬픔 (Sadness), 소심 (Fear), 까칠 (Disgust), 버럭 (Anger), 이렇게 5가지 감정으로 압축되었다. 이 감정들은 컨트롤 본부 (Headquarters)에서 각종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여기에서 감정들의 특성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감정들의 반응.
영화 클립 영상 중 하나를 꼽자면, 실수로 포도를 떨어트린 라일리의 마음속에서 기쁨은 '5초 룰'을 선포하게 되고, 소심이 두려운 목소리로 5초를 셀 동안 기쁨은 라일리가 곧바로 떨어진 포도를 주울 수 있도록 해 준다. 5초 안에 포도를 손에 쥔 것을 본 감정들은 모두 잘 했다며 각자의 자리에 가지만, 까칠은 더러운 포도를 먹을 수 없다며 기쁨과 갈등을 겪게 된다.
동영상 링크 : https://youtu.be/o5rAqANyjis
저건 더러워! 포도가 바닥에 닿았잖아.
실제로 그 상황을 겪어본 나로썬 그런 목소리가 내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것이 공감이 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 한번 과자를 실수로 바닥에 떨어트린 적 있었는데 세균이 음식에 닿기까지 약 5초가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5초 안에 음식을 다시 집어 들게 된다. 그런데 먹으려 하면서도 '바닥에 떨어졌는데 과연 이걸 먹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인사이드 아웃>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보이는 감정들의 갈등이 물들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내용에 관해서 청소년의 입장으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입장에선 이 소재도 나에게 영화를 보는 데 있어서 굉장한 감정 신호가 되었다. 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감정포인트는 딱 두 가지다.
기쁨이 기억 쓰레기장으로 빠졌을 때 희미해지는 라일리의 여러 추억들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장면.
라일리가 가출을 시도했다가 다시 집에 돌아와서 자신이 억누르고 있던 슬픔을 가족에게 드러내며 울음을 터트린 장면.
그것은 다 '추억' 과 연관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라일리의 어린 기억들은 이사 오고 나서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고, 기쁨에게는 '라일리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했던 노력'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각자 다르지만 어린 추억에 모두 모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가지고 있던 그런 추억들을 다시 되살리며 회상하게 되는 시간과 기회가 됨으로써 어른들이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어른보다는 덜하겠지만 청소년들도 자신만의 어린, 알 듯 말 듯이 희미한 자신의 추억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되살아났을 거라 생각한다.
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솔직하게 청소년의 마음으로 한번 써 내려갈려고 생각한다.
기쁨은 처음부터 슬픔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어떨 때는 억지웃음을 보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조종대에 오지 못하도록 원을 그려놓고 갇히게 해 놓았다.
기쁨은 슬픔을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고... 슬픔을 만나보셨죠? 이 친구는... 이 친구는, 그게... 이 친구가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겠지만, 걔도 괜찮고, 우리도 괜찮고, 모두 괜찮아요.
그리고 심지어 슬픔의 행동이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코어 기억을 슬프게 만들려고 하고, 기억들을 모두 건드려 기쁜 기억을 슬픈 기억으로 바꾸는 행동까지 하게 된다. 기쁨은 이런 슬픔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슬픔을 최대한 기억으로부터 멀리 하려고 한다.
하지만, 슬픔과 함께 컨트롤 본부에서 우연히 이탈하게 된 이후로 여러 난관을 겪게 되면서 슬픔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처음으로 알게 된 때가 라일리의 '벗' 이였던 빙봉 (Bing-Bong)이 아끼던 로켓이 기억 쓰레기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될 때였다. 본부로 돌아갈 수 있는 기차가 서는 역에 가려던 참에 그런 장면을 목격하게 된 빙봉을 걸음을 멈추고 털썩 주저앉게 된다. 기쁨은 마음이 급해지는 듯이 어떻게는 빙봉을 위로해 보려고 한다.
"괜찮아질 거야! 본부로 돌아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기차역은 어디지?"
또한 기쁨은 괴상한 얼굴을 하면서 빙봉을 웃기려고 하고, 간지럽히기도 하고, 최대한 달래 보려고 하지만 빙봉은 가만히 슬픈 얼굴로 앉아있게 된다. 하지만, 슬픔은 달랐다.
"너의 로켓을 가져가게 돼서 참 안됐다."
"슬픔아! 더 나쁘게 만들지 마."
기쁨은 슬픔이 빙봉에게 하는 행동이 더 시간을 초과한다는 듯이 답답한 얼굴로 둘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저게 라일리와 함께 썼던 로켓이었는데."
"분명 넌 라일리하고 많은 모험을 했을 것 같은데."
"그랬지. 너무 환상이었던 모험들이었어. 하루 종일 같이 로켓을 타고 날아다녔는데..."
"재미있었겠다. 라일리도 좋아했을 것 같아."
"그랬어... 라일리랑 나는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그래... 슬프다."
빙봉은 슬픔을 부여안고 눈물을 흘린 후, 곧바로 눈물을 삼키고 기차역을 다시 안내해 준다.
기쁨은 자신이 할 수 없었던 것을 슬픔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슬픔덕에 주위 사람들이 위로해 주고 마음을 덜어주는 것이었다.
그 슬픔의 능력을 본 기쁨은 라일리의 감정이 메말라 있을 때, 슬픔에게 조종할 기회를 넘겨주고, 슬픔은 라일리를 가족으로 다시 돌려보내고, 기쁨이가 준 코어 기억을 슬프게 만들어 하나하나 넘겨주며 라일리의 그 어린 추억들을 다시 되살리게 만들어주며 가족에게 그 기억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며 자신의 마음의 짐을 덜어놓게 해 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엄마와 함께 영화관을 나오며 여러 가지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근데 엄마가 방을 청소하고 샤워를 하라고 하자 갑자기 내 감정이 갑자기 화남으로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인사이드 아웃> 영화가 갑자기 떠올랐다.
"엄마... 나 감정 변화가 느껴져요... 점점 화가 나는데..."
그 말을 듣고 엄마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것이 바로 여러 어린이들이 영화를 보고 엄마나 아빠에게 하는 소리일 것이다. 개인적인 입장으론 <인사이드 아웃>은 아주 어린아이들이 영화의 진정한 메시지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들만의 관점에선 아마 어른들과 다르게 보는 것 같다.
엄마가 웃을 때면, 아이들은 "엄마! 엄마 머릿속에서 기쁨이 버튼을 누르고 있어!" 이렇게 얘기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이 감정을 느껴져서 화를 내는 대신 "엄마, 버럭이가 버튼 눌렀어!" 라고 얘기할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입장으로썬 청소년이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서 어른의 시선과 어린이의 시선이 동시에 느껴지는 경험을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이 영화를 한국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아니, 이 영화는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