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발걸음

Librivox 활동 | Chapter 1~2

by Jessie Yun

Chapter #1

Librivox를 찾게 된 순간


이것은 Librivox에서 제작한 녹음입니다. 모든 Librivox 녹음은 퍼블릭 도메인 (Public Domain)에 걸려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거나, 자원하시고 싶으시다면, librivox.org에 방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으로 Librivox라는 커뮤니티를 알게 된 것은 작년 9월.

학생으로써, 또 책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돈을 들이지 않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디오북을 찾아보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안드로이드 앱으로 들어가서 '무료 오디오북' 이라고 쳤다. 물론 이것도 영어로 'Free Audiobooks' 라고 검색창에 쳤는데 맨 위에 올라온 앱이 하나 있었다 -- 그것이 바로 'Librivox'였다. 앱 설명을 읽어보니 'Librivox'라는 곳에서 상업적으로 인용하거나 배포하거나 재사용하는 것을 모두 허락하는, 쉽게 말하면 저작권이 상실된 오디오북들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든 오디오북들은 무료였으며, 아무 곳에서나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나는 일단 무심코 앱을 다운받고 내 수준에 그나마 맞는 책들을 찾기 시작했다.


맨 처음에 찾아보았던 책은 뮤지컬로도 아주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 이였다.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영어로 치자 마자 몇 개의 오디오북들이 늘어섰는데, 내 눈에 들어온 한 오디오북이 있었으니 바로 '오페라의 유령 드라마 리딩' 이였다. 오페라의 유령의 책에 나오는 캐릭터를 1인 1역 이상으로 배분하여 드라마처럼,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읽는 것이었다. 어릴 때 'Focus on the Family' 라는 크리스찬 회사에서 만들었던 '나니아 연대기' 라디오 드라마를 미친 듯이 좋아했었는데 다시 그 열정이 되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오디오북을 들을 때마다 몸에서 전기가 통하는 듯한 짜릿함을 느꼈다.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쭉 들었다.


그러다가 다른 책들도 찾아보았다. 내가 아는 책들, 내 수준에서 읽을 수 있었던 영어책들 -- '크리스마스 캐럴', '작은 아씨들', '키다리 아저씨' 등 대부분 세계 명작이었지만 (최신 책들은 들을 수 없다 -- 아직 그 책들의 저작권이 상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무너무 재미있게 듣고 또 들었다. 잠자면서 듣고, 학교 가면서 듣고... 그렇게 계속 들으면서 문득 그 수많은 오디오북에서 항상 반복되는 멘트가 하나 있었다. 맨 위에 인용한 그 멘트이다.


그 멘트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나도 봉사를 할 수 있는 건가? 그래서 직접 librivox.org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Read

LibriVox audiobooks are read by volunteers from all over the world. Perhaps you would like to join us?


해석하자면, 'Librivox 오디오북은 전 세계에 있는 봉사자들이 제작한 오디오북입니다. 저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라는 글이었다. 내 마음속에선 '물론이죠!' 라고 소리쳤다. 곧바로 운영자들과 유저들이 사용하는 forum.librivox.org에 들어가서 가입을 했다. 유저 이름과 이메일을 입력하고, 인증 후 내가 Librivox에 지원하는 이유까지 써서 보낸 후 기다렸다. 그날의 기분을 과장이라도 해서 얘기해보자면 잠도 못 자고 도착 메일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었을 것이다.


다음날 도착 메일이 왔다. 승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날 로그인을 하고 나니 정말 가입이 되었던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홈페이지를 방문하였다.



Chapter #2

첫 오디오북의 완성


가입 한 이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내가 가입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바로 드라마 리딩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하기에는 너무 지식이 부족했고, 그리고 막상 어떤 책으로 드라마 리딩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일단 답장이 온 메일에서 알려준 대로 마이크와 테크 세팅을 확인하는 1분 테스트를 시작했다.


1분 테스트를 통과하자마자 바로 'Readers Wanted : Dramatic Works'로 달려갔다. 거기에는 수십 개의 드라마 리딩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그중에 'The Betrothed'라는 책에 있는 아주 작은 역할을 맡아 열심히 녹음을 해서 올렸다. 예: Chapter 8 Voice 4


오디오 북이 제작되는 방식은 아래 그림과 같이 각 영역을 맡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분을 녹음해서 올리면, 해당 오디오 북을 제작하는 북 코디네이터가 편집을 하고, 이를 서로 리뷰하는 오랜 과정을 거쳐 최종 결과물을 출판하게 된다.

librivox-1.png

한 두 개 녹음을 해서 올리다 보니, 오디오 북 제작을 총괄하는 분들의 일이 궁금해졌다. 곧바로 BC (Book Coordinator)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해준 게시글이 바로 'Librivox Q&A' 였다. 그 글에서는 드라마 리딩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BC가 되는 방법을 알아야 되며, BC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 어떻게 경험을 쌓는단 말인가?


그 포럼의 운영자들 중 한 명에게 물어보았더니 먼저 BC가 되기 위해 첫 경험을 쌓기에 좋은 것이 바로 Solo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었다. Solo는 책 한 권을 모두 쭉 읽는 방식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내 목적까지 가려면 무조건 거쳐야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억지로 해야만 했다. 지금도 Solo의 'S'자만 들어도 마음이 답답해진다.


일단 그나마 부담 없이 잘 녹음할 수 있는 책을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 아주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Librivox에서 제작된 한국어 오디오북은 거의 없던 것이었다. 정말이었다. 많으면 한 2개밖에 있지 않아서, 한국어를 세계에 알리면서 많은 한국사람들이 오디오북을 듣고 행복해했으면 한다라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유저들과 운영진에게 가입 인사를 했을 때 어떤 운영진이 Librivox에 한국어 오디오북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라는 글을 남겼었다. 새로운 목적이 생겼다. 나는 저작권이 상실된 한국 책들을 구석구석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찾기 힘들었다. 우리가 읽고 있는 현대 국어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한국에선 저자가 사망한지 70년이 지나야 함과 동시에 1920년대 이전에 출판되어야 하는 책들이 저작권이 상실된다는 미국의 저작권법에 동시에 적용되는 책들이 얼마 없었다. 여러분이 이걸 읽으면서 '콩쥐 팥쥐', '홍길동전' 은 조선시대에 나왔으니 그것을 읽으면 안 되겠냐 라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모두 고대 순우리말을 썼으며 번역본도 2000년대에 나온 책들이어서 모두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러다가 그나마 찾은 책이 있었는데 바로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이였다. 중학생이 되자 엄마가 사주었던 단편소설 모음집에서 읽어보았던 책이라서 아주 익숙했고, 또 '피아노'와 유명한 소설이었던 '빈처' 등도 찾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퍼블릭 도메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운영진의 허락이 떨어져야 녹음할 수 있었다. 국가별로 저작권 만료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행히 곧 허락이 떨어졌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래서 2014년 10월 19일부터 2014년 11월 16일까지 제작된 나의 첫 녹음이자, 첫 Solo이자, 첫 한국어 오디오북인 '현진건의 단편소설 모음집'이 탄생하였다.

shortstories_hyun_1411.jpg 나의 첫 한국어 솔로 오디오북 "현진건 단편소설 모음집"

Librivox 포럼 이름

jessieyun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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