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로컬, 노 프랜차이즈
메인주 포틀랜드의 다운타운은 하루면 다 둘러볼 수 있다.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내가 본 것도 던킨 도너츠와 스타벅스가 전부다. 친구 말로는 도시 전체가 지역 상점과 예술가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벌인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매장 곳곳에 'Buy Local, Shop Local' 문구가 자주 눈에 띄었다.
해외 대도시 여행을 두루 해보진 않았지만 그 어떤 도시보다 '지역 상품'이 많아 보였다. 카페, 음식점, 서점, 옷가게 등 어느 도시에나 있는 상점부터 편지지 제작소, 리빙 소품 숍, 발 휴식 카페(풋레스트라고 말했다면 더 있어 보였겠지만), 핸드메이드 상품, 소스 전문점 등 이색적인 주제를 담은 매장도 많았다. 아이템은 달라도 항구도시 포틀랜드의 정서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상품들은 작품으로 보였다.
이 제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돌이 주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분위기와 자연스러운 질감까지 더해져 내 취향을 저격했지만 한편으로는 저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올라오는 찰나에 가격표까지 내 충동구매를 잠재워줬다.
소금으로 만든 컵이나 보드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역시 큐레이션에 책이 빠지지 않는다.
전 세계 향신료를 현지화해서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향신료를 쓸 때 필요한 다양한 조리도구와 책까지 판매하는 큐레이션에 한 수 배웠다.
다운타운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서 두 차례 방문했다. 평소 리빙 소품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도 물건 하나하나에 관심이 가게 한 힘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상품을 주제별로 보기 좋게 배치한 모습이 눈길을 끈 것이다. 제품을 배치한 그 누군가는 손세정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부드러운 면수건과 핸드크림이 필요할 것이고, 메인주 야생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실내 꽃꽂이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일 거라고 추측을 한 것이다.
'Wildflowers of Maine' 메인주에 피는 야생화를 소개한 책이다. 포틀랜드 작가를 응원하는 포틀랜드의 어느 편집숍에서 느낀 훈훈한 기운이 내 지갑을 자극했다.
'Home Body' 집순이, 집돌이를 위한 책이다. 내 공간에 내가 좋아하는 소품으로 디자인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나도 작지만 내 집이 생기면 최선을 다해서 '홈 스타일링'을 하고 싶다.
벽을 타오르는 덩굴 식물들은 대낮에는 이렇게 멋있지만 공포 영화에서 보면 무섭다.
평소 고무나무는 개업화분에 자주 등장해 내게 식상함을 주는 식물이었는데 이렇게 편집숍에서 원목 가구와 색감이 잘 어울리도록 배치하면서도 흰색 화기에 심어 깔끔함을 더한 연출이다. 고무나무가 새롭게 보이게 된 순간이었다. 여행이 주는 뜻밖의 이로움이다.
이렇게나 예쁜 식물이 마중 나와 있으면 안 들어갈 수가 없다.
드라세나 마지나타와 여러 고사리 식물이 개성 강한 매장의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져 강렬한 생동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