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를 부르는 곳

7 그래, 이 맛이야.

by 정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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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몬트리올로 이동했다. 창밖의 그림 같은 풍경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그림 같은 풍경을 지나고 지나서 몬트리올 식물원(Montreal Botanical Garden)에 도착했다. 계획에 없던 일정이라 2-3시간만 둘러보기로 했다. 내 여행 메이트들은 주변에 있는 올림픽 경기장에 가기로 해서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식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식물 온실은 감옥이 될 수도 있다.


식물원 전체를 보려면 6시간은 필요할 거라는 안내를 듣고 실내 식물원인 온실만 보기로 했다. 다양한 관엽식물과 양치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입구부터 웅장하게 자란 여인초를 보자마자 식물의 기에 눌렸다. 사람 키의 5배는 될 듯한 식물은 곧 온실 천장에 닿을 것 같았다. 사방이 초록 식물로 덮인 입구부터 '대박, 아 대박.'을 속으로 외치며 눈알이 바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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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데아 멀티 컬러(트리 오스타)

과천 화훼단지에서 이 손바닥만 한 식물을 한겨울에 사서 키워본 적이 있는데 너무 예민한 식물이라 결국 떠나보냈다. 식물원에서 본 트리오스타는 잎 하나가 내 손바닥보다 길었다. 줄기도 대가 얼마나 튼실해 보이는지 식물이라기보다는 나무 같아 보였다. 식물에게 적합한 환경에서는 이렇게 장성할 수 있다니,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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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무나무


고무나무는 개업화분의 1등 공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국민 식물이다. 키우기 수월하다 보니 개업화분 사진에 자주 등장하는데 관리가 소월 해져서 망가진 모습만 자주 보다 보니 플랜테리어 식물로는 인기가 없다. 내 경험으로는 물 때를 놓치거나 과습을 하더라도 잘 죽지 않아서 초보자에게 적극 권장하는 식물이다. 잎이 무성한 고무나무를 사서 가지치기로 나만의 수형을 잡는 것도 재미있는 식물 탐험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화원에서 데려와 키우는 화분이 거목이 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가 키우는 보통의 식물은 거목의 손가락 하나 정도라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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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스리움


식물원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돌 담에 심은 식물이라니! 수염 틸란드시아가 저렇게 널브러진 모습도 신선하다. 수염 틸란드시아는 한국에서는 주로 매달아서 키우는데 빛이 사방에서 들어오는 식물원에서는 무심하게 툭 던져놓은 듯 연출에 영감을 얻기도 했다. 식물원을 걷는 내내 셀카 충동이 올라왔다. 마치 내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만나 어쩔 줄 몰라 손발을 덜덜 떨면서 '저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돼요?'라고 물어보는 기분이었달까. 셀카는 공유하지 못하지만 에어 플랜트로 조성한 기막힌 식물원 온실의 풍경은 다음 이야기에서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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