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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Dec 15. 2016

나의 방, 나만의 공간

직딩단상

여기는 나의 방, 나의 공간이다.

내가 가장 글을 많이 쓰는 공간

내가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



내 방, 내 침대



이런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이 흐르고

나의 옷과 나의 물건들로 가득한 곳이다

나의 체취가 가득하고

나의 로션, 화장품 냄새가 그윽한 곳이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빛




문득 창밖에서 비춰드는 햇살을 보고

내 방에 이렇게 빛이 잘 들었나 하고 문득 놀랐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따사롭다.

그래, 여기가 내 방이었구나.





오스트리아 여행 선물

작년 겨울 오스트리아 여행을 갔을 때, 산장 주인에게서 받은 선물이다. 책장 선반 위에는 여행 중 모은 기념품들이 놓였다.

그 물건들이 내가 그때 저곳에 있었음을 상기시켜준다. 나는 물리적으로는 내 방에 있지만 기억과 향수는 언제라도 세계 곳곳을 다시 여행할 수 있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5분 2초

이렇게 평일 한낮에 내 방에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만인지..

딱히 나가고 싶은 생각도 없고 딱히 누구를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나만의 공간에 있고 싶다. 돌이켜 보면 나는 참 밖으로 많이 돌아다녔다. 싸돌아다녔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지도 모른다. 집 안에만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의 입술을 케어해주는 니베아 립케어

생각해보니 그랬다.

나가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그만큼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는 시간은 없었다. 새로운 것을 담으려고만 했지. 되새김질할 시간은 없었다.

읽은 책도, 감명 깊게 봤던 영화도 다시 한번 되돌아본 적이 없다.

나의 삶도.. 나의 사랑도.. 나의 추억도..



의자에 걸려 있는 내 조끼

여기 브런치는 내방 같은 곳이다. 나의 글 공간.

누굴 위해 글을 쓴다기 보기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들이다. 내 방처럼, 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존재하듯.


다만 온라인이라는 형태로서 차이가 있다. 랜선을 타고 둘러보고 싶은 분들이 잠깐 들렀다 간다. 다시 오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머무르는 동안 나의 이야기를, 나의 추억을 함께 공유한다. 친구 방에 놀러 오면 으레 사진 앨범을 보는 것처럼.



오프라인보다 더 좋은 점은 이 방 손님은 내가 모르는 분들이다.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가까이 올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모르기 때문에 다 털어놓을 수도 있다. 친구들한테는 할 수 없는, 선후배 관계에서도 할 수 없는.. 관계라는 것 자체가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틀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나만을 위한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 내 방처럼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

그게 오프라인, 온라인이건, 마음속 공간이건 물질적 공간이건  나만의 방은 필요하다.


당신의 방은 어디인가요..?


내 방에서 by 직딩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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