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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Dec 29. 2016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돈이 되는 것

블로그에 대한 고찰

나는 오늘 매우 햄버거를 먹고 싶었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햄버거가 먹고 싶은 순간. 햄버거를 먹으면서 블로그의 역할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늘 고민하는 생각에 대해서도 정리해 보았다.


1. 내가 하고 싶은 것

2. 내가 할 수 있는 것

3. 남이 필요한 것

4. 돈이 되는 것


내가 햄버거를 먹는 것에 대해 누구도 관심과 시간을 쓸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돈을 쓸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햄버거를 먹는 행위는 전적으로 나 자신만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위한 행위를 하는데 타인에게 무엇을 바래서는 안 된다. 그러나 햄버거를 통해 컨텐츠를 생산한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란 진다.


✅ 블로그의 역할

햄버거를 너무나 먹고 싶은 나(소비자)가 있다. 햄버거 가게를 못 찾고 있는데 누군가가 '맛있는 햄버거 가게' 즉 맛집을 추천해준다면 그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햄버거 집을 가르쳐줬다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정보를 얻었다. 실질적 도움이 되었다.

이것이 블로그의 역할이다.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 상세 위치 정보와 사진을 덧붙여 음식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면 구매자로 하여금은 고급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 블로거와 사업자의 관계

햄버거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손님들이 많았으면 한다. 마음 같아서는 TV 광고를 하면 좋겠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매체 광고를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이때 햄버거를 먹고 싶어 하는 고객에게 우리 가게 정보를 줄 수 있다면 혹 그런 매체가 있다면 기꺼이 알리고 싶어 한다. 여기서 블로거는 가장 효과적인 매개체 역할을 한다. 블로깅은 TV 신문 광고보다 싸고 별도의 광고/홍보물 제작에 노력 없이 블로거를 초대해 포스팅을 의뢰하면 적은 비용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판매자는 today view가 높은 블로거를 선호하고 그 블로그에 자신의 가게가 알려지길 바란다. 여기서 노출하고 싶은 판매자와 블로거와의 모종의 계약 관계가 성립된다.

매장 주인은 블로거에게 공짜 음식들 대접하고 블로거는 그 매장을 홍보한다. 매장 주인 입장에서는 광고를 함으로써 수요를 끓어 올릴 수 있어 이득이고 블로거 입장에서는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어 이득이다.


✅ 내가 하고 싶은 것과 가치 생산

반면, 햄버거를 먹고 싶어 하는 나에게는 어떤 보상도 오지 않는다.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짧은 시간 내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전부다. 내 돈과 시간을 들여 내가 먹고 싶은 것을 했다. 누구를 위하거나 보상을 받을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햄버거를 먹는 행위를 해서 어떻게 가치를 생산할 수 있을까. (여기서의 가치는 정보제공, 돈, 감흥을 주는 등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유물 질적 가치의 통합이라고 하자.)


1. 햄버거를 찍어서 맛에 대한 평가를 내 블로그에 또 올릴 수 있다. 정보제공.

2. 햄버거 먹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유투브에 올릴 수 있다. 먹방. 재미 제공 + 정보 제공.

3. 햄버거를 그림이나 사진, 글과 함께 나의 감흥에 대해서 쓸 수 있다. 에세이, 흥미 제공.

4. 한편 햄버거의 역사에 대해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햄버거의 기원과 햄버거에 얽힌 이야기를 쓴다면 그것 또한 정보/감흥의 제공이다.

5. 햄버거에 대한 노래를 만들 수도 입고 랩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6. 햄버거를 만드는 방법, 레시피에 대해서도 쓸 수 있다.

7. 햄버거의 재료나 제조과정을 분석하여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즉,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 햄버거와 노동

콘텐츠 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햄버거를 더 구매해 나와 같이 햄버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줄 수 있는 재 판매 또는 유통 행위를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장사를 하는 것이다.


2.

아니면 햄버거를 더 많이 먹기 위해 햄버거 가게에서 필요로 하는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햄버거를 먹을 수도 있다.

여기서 노동의 의미가 시작된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행위를 하기 위해 사용자(사장)가 필요로 하는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업무의 대부분이 이런 노동의 개념이다. 개인의 시간과 능력을 제공하고 그 노동의 대가를 임금으로 받는 형태. 이런 측면에서 알바나 대기업이나 대부분의 직군이 노동자에 해당한다. (선생님도 공무원도 경찰도 노동을 통해 국가에서 임금을 받으므로 노동자다.)


3.

또는 직접 햄버거 제조자가 되는 것이다. 막대한 자본이 들겠지만 가게를 내고 재료를 사고 종업원을 고용해 햄버가 장사 즉 사업을 하는 것이다.


✅ 개인적 활동과 상업적 활동

결론적으로 말해,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가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모두 자기만족 행위다.

예술과 상업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맥락이다. 내가 나를 만족시키는 행위, 글을 쓰던, 그림을 그리건, 음악을 만들건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에 대해서는 타인이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단, 내가 만든 그림이 글이 노래가 누군가에게 감흥을 주고 그것을 구매 의사가 있을 때는 가치가 생산된다.

나를 위한 행위가 타인에게도 가치가 되는 순간이다. 이때부터 예술과 상업의 관계가 시작된다.


나의 작품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사고자 하는 수요자가 생긴다. 팥빙수 송을 만들었다 치자. 따라 부르는 사람이 생기고 음원을 듣는다. 팥빙수 송이 팥빙수 업체 광고에 쓰인다. 유료 수요자가 발생한다. 그 사이에서 돈이 오가고 나는 내 행위를 통해 돈을 번다. 나의 행위가 가치가 되고 돈이 생기면 이는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행위가 된다.  이것은 많은 사람이 원하는 삶의 모습이겠지만 이것 또한 팥빙수 송이나 햄버거 송을 기똥차게 잘 만들어야 컨텐츠 구매자가 발생한다. 감흥이 없고 유익한 정보가 없으면 맛없는 햄버거를 돈내고 사먹지 않듯이 컨텐츠 구매자가 없을 수 있다.


✅ 지속 가능한 ‘좋아하서 하는 일’

햄버거 노래를 만들어서 돈을 벌었다면 그 돈으로 또 햄버거를 사 먹고 노래를 만들면 된다. 지속 가능한 행위가 된 것이다. 햄버거를 먹기 위한 다른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노래를 만들 수 있으니 나 자신을 위한 행위가 타인에게 가치를 생산하게 된 것이다.


요약을 하면,

1.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나를 위한 만족이다.

2. 내가 하고 싶은 것남이 필요로 하는 것 사이에는 내가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3. 내가 잘하는 것이라면 블로깅이라면 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므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4. 개인이 노동이나 제품 생산을 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햄버거를 사 먹을 수 있는 것)을 지속 할 수 있는 방법은 가치 생산하는 일이다. (즉, 컨텐츠 생산)

5. 그 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것이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노동)을 해서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돈을 쓰는 모순적인(?) 순환을 해야만 한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드는 생각 '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나는 직장을 벗어 날 수 없구나..'


  by 직딩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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