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직딩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직딩제스 Aug 07. 2017

초긍정의 세계 SNS

온라인의 양면성

나는 기분이 좋을 때 사진을 찍고 
기분이 '진짜' 좋으면 영상을 찍고
기분이 별로 안 좋을 땐 글을 쓰고 
기분이 ‘진짜’ 안 좋으면 아무것도 안 한다.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자거나 운동하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지친 감정과 육체를 달래줘야 한다. 충전을 해줘야 한다.  


그러니 타인에게 보이는 나라는 모습은 얼마나 제한적인가..
더욱이 온라인 상에 비치는 모습은 극히 제한적이다.
온라인에 업로드된 순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모습은 그와 상반된 시간들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고 보면, 누군가에게 보여지는(Visual) 면은 긍정(positiveness) 뿐이다. 그곳에 부정(negativeness)이 설 자리는 없다. 고뇌도 고독도 괴로움도 없다. 인간의 사유는 시각화되지 않는다. 그 보여지는(Visual) 이미지에 온라인(Online)이 합쳐질 때 초긍정(hyper positiveness)을 낳는다. 이미지화된 온라인(visualized online)에서는 초긍정만이 있고 더럽고 추한 부정적인 것은 배제된다. 
그런데 과연 이 세계가 아름답기만 할까.. 그렇지 않다.


온라인에서는 더럽고 추한 부정적인 것은 배제된다

삶은 고독과 고뇌, 내적 치부, 단절된 관계, 버려진 순간, 좌절된 기억 등 우리의 삶은 긍정과 동시에 부정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인간의 내면은 부정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매일 온라인에서 보고 듣는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만 넘쳐난다. 이 초긍정주의(hyper positivism)는 부정성을 망각한다. 부정적인 것을 잊게 하고 그 부정적인 것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제거해야 할 (removal) 것으로 치부한다.


나의 ‘부정(-)’은 타인의 ‘긍정(+)’과 비교되면서 ‘+’와 ‘-‘의 격차는 더 커지고 부정이 초긍정과 마주할 때 내적 자아는 파괴된다. 자아는 긍정과 부정이 양립하는 공간이다. 인간의 내면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다. ‘+’의 편향은 발광(發狂)이고 ‘-‘의 편향은 우울증이다. 그 두 극한의 끝은 죽음이다.


우리는 매일 접하는 온라인에서 긍정성만 쫓고 부정은 외면하는 것이 아닌지. 현실보다 더 미화된(보정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삶의 기준으로 두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나친 긍정이란 환각에 취해 부정은 망각하고 일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멀어버린 건 아닌지 말이다.


삶의 균형감은, 더욱이 사고의 균형감은 온라인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발을 딛고 있는 지금 현실에서 균형감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두 발로 현실에, 현재에 직립해야 한다.



#초긍정의세계 #hyperpositiveworld #SNS

매거진의 이전글 직딩의 비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