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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Jun 12. 2016

감정의 비극

감정은 인간을 사람답게도 만들지만 사람을 비굴하게도 만든다.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가시고 껄끄러운 존재가 된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평범한 주변 지인으로 남을 수 있을 텐데 좋아한다는 이유로 남보다 더 남이 된다.
감정의 비극이다.

미련이란 감정은 더욱이 사람을 거추장스럽게 만든다. 쿨 해져야 하는 세상에 깔끔하지 못하고 지저분한 사람으로 만든다. 아무런 감정이 남아있지 않다면 아주 쿨하고 멋진(?) 사람이 될 텐데 말이다.

다른 감정은 어떤가
많이 웃으면 가벼운 사람이 되고
안 웃으면 무서운 사람이 되고
힘든 감정을 내색하면 나약한 사람이 되고
삐지면 속 좁은 사람이 되고
화내면 성격 더러운 사람이 되고
담아두면 소심한 사람이 되고
울기라도 하는 날에도 아주 못난 놈이 된다.

감정은 피곤하다.
사람이 이성적으로만 움직여 준다면 아무도 괴로워할 일은 없다. 왜 좋아해 주지 않느냐고 떼를 쓸 필요도 없고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면서 성가시게 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도 상처받지 않고 아무도 상처를 주지 않는다.

그저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자고 돈 벌고 다시 먹고 일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세상이 좀 더 깔끔해지지 않을까.
건조하겠지만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감정의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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