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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석천 Jan 21. 2017

여행의 길이


여행의 짐을 싼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여행의 연장 같아

결코 수고스럽지 않고

오히려 그 즐거움을 오래도록 누리고 싶지만


여행 짐을 푸는 것은

자꾸만 자꾸만 미뤄지곤 한다.


그 사이의 여행이란

그 기간이 얼마나 길었는지와 상관 없이

짐을 푸는 순간

마법처럼

한 순간이 되어버리기 때문일까


길고 긴 위인의 인생도 한줄로 요약되듯

다사다난하고 알록달록했던 그 수많은 순간들이

그저 한 덩어리의 기억뭉치가 되어버려서일까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나의 짐은 여전히 방 한켠에

덩그러니



2017. 1. 20.


사실 그냥 귀찮은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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