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의 일상 3
(브리즈번 마운트 쿠사 보태닉 가든)
2026년 4월 10일(금)
지금 현지 시간으로 밤 11시 42분(한국시간으로는 10시 42분. 한국보다 1시간이 빠르다)의 온도는 20도인데, 체감온도는 24도이다. 오늘 낮 최고기온은 29도였는데, 체감온도는 33도였다. 오전 10시가 지나고 나면, 점점 더워져서 움직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어제(4월 9일 목요일) 아침 먹고 남편과 공원 가는 길을 다시 가 봤다. 그러나 카드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잊어버린 것 같은데, 그 길로 다시 가보자고 하니, 남편은 덥다고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한다. 아직도 낯선 길을 혼자 가기에는 용기가 없다. 이런 상황이니, 카드와의 만남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오늘 아침을 먹고 나자, 박서방이 Brksbane Botanic Gardens Mt Coot-tha(브리즈번 마운트 쿠사 보태닉 가든)에 가보자고 한다. 집에서 30~40분의 거리이다. 가기 전, 시내에 들러 골퍼 모자를 사려고 했는데, 여자모자가 없었다.
시내 뒷골목에 주차를 하니, 뒷골목다운 면모를 볼 수가 있다.
차가 빠져나가려는데, 큰 트럭이 골목을 막고서 물건 하나를 내려놓고 있다.
이 물건이 도대체 무엇인고?
밖에는 Waste Services(폐기물 처리 서비스)라고 적혀있어서, 쓰레기 분리 수거함이라고 생각했는데,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 땅은 특별히 분리수거가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음식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뒤섞어서 내놓고, 이주일에 한 번씩 나무 자른 것이나 풀등의 쓰레기를 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럭이 떠나고 난 뒤 재빨리 가서 그 이상한 물건의 문을 열어보았다.
야외 화장실이다! 우리 몸속에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장소! 왜 Tolet이라고 표기해 놓지 않았는지 이상하다.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특히 외국인)은 몰라서 이용하지 못해도 된다는 말일까?
호주의 흰구름은 사람들과 너무나 친숙하다. 늘 나타나서 호주인에게는 길고 흰 구름의 땅인 뉴질랜드, 광활한 자유, 여행, 또는 평화로운 휴식이나 서핑데이를 뜻한다고 하는데, 한국인에게는 겨울눈을(호주에 사는 사람은 추운 겨울이 그립다고 한다. 그리고 하얀 눈도! 에고, 나는 추운 것은 정말 싫어하는데~), 또 어떤 이에게는 솜사탕을 생각나게 할 것 같다.
브리즈번 마운트 쿠사 보태닉 가든
드디어 쿠사 보태닉 가든에 도착했다.
역시 사람들이 많다.
관광버스도 보인다.
안내책자가 준비되어 있고(영어안내서만 있어요~)
입구의 정원 탐방코스(Gardens Explorer Trail)에 들어서면 안내도가 있고
활짝 핀 노란 꽃과 진기한 식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이 작품이 나타난다. 자연과 예술의 결합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단단한 금속 외벽의 깨진 틈 사이로 거친 화산석 같은 질감이 드러나며, 그 안에서 실제 식물(무화과)이 자라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식물이 바위나 척박한 환경을 뚫고 피어나는 '생명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조형물의 이름은 '지구의 알'
위의 꽃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로 꿀이 많아 벌새나 나비가 아주 좋아하는 꽃이다. 영어로는 Firespoke(파이어스파크) 즉 '불꽃가시'로 불리는데, 꽃이 나팔모양이다.
위의 꽃은 Red Cat's Tail(붉은 고양이 꼬리)로 한국에서는 '여우꼬리풀'로 불린다. 만져보면 아주 부드러운 솜털 같은 느낌이 나는데,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가 원산지이나 브리즈번의 일반 가정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아이들은 개구리 조각상에 올라 즐거워, '개굴개굴' 하고 있다.
여기,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키다리 나무가 서 있고
이 나무에는 회색 공을 달아놓은 것 같은 열매가 맺히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원산지인 '아프리카 물레나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색에서 점점 노란색으로 바뀐다고 한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식물들이 있다. 화려한 잎으로 유명한 '코레우스'는 하얀 꽃을 피우고
'무사엔다' 혹은 '필리핀 장미'라 불리는 이 식물은 화려한 분홍색이 꽃이 아니라 잎이다. 별모양의 아주 작은 노란색이 꽃이다.
또 다른 종류인 '코레우스'는 강렬한 색상의 잎을 자랑하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락조화(Bird of Paradise)는 이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브라질리언 클록 (Brazilian Cloak)'인데 원산지는 베네수엘라이다. 붉은색은 꽃이 아니라 꽃을 감싸고 있는 포엽인데, 이 포엽 사이에 작은 하얀 꽃이 나온다.
멕시코의 파이어크래커 플랜트(Firecracker Plant)인데, 우리말로는 꽃 모양이 폭죽을 닮았다고 해서 '폭죽꽃' 또는 '폭죽초'라고 한다. 잎은 거의 발달되지 않았고 줄기가 발달된 식물이다.
아프리카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소시지 트리 (Sausage Tree)는 꽃줄기가 나무아래로 길게 내려오는데, 그 길이가 1m를 넘기도 한다. 빨간 꽃이 지고 나면 거대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히는데, 그 모양이 소시지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시 터키(Bush Turkey)가 유유히 이들 사이를 돌아다닌다.
이 가든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는 열대지역의 식물들을 모아놓은 격자형 유리돔이다. 돔 안에는 다양한 식물들의 다양한 꽃과 열매들이 있다.
남태평양 피지(Fiji) 제도의 피지 팬 팜 (Fiji Fan Palm)이다. 길게 드리어진 갈색 물체를 '꽃차례'라고 하는데, 꽃차례라는 말은 줄기에 꽃이 배열되어 있는 상태나 모양을 말한다. 처음에는 매끄러운 껍질에 싸여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진처럼 수많은 작은 꽃과 열매들이 촘촘하게 박힌 방망이 혹은 거대한 꼬리 같은 모양으로 변한다.
호주 퀸즐랜드 및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워킹 스틱 팜 (Walking Stick Palm)인데, 줄기가 가늘고 곧게 자라 과거에 지팡이(Walking Stick)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사방으로 뻗어 나간 가느다란 줄기들은 야자수의 꽃이 피는 부분인데, 작고 노란 꽃들이 줄기를 따라 촘촘히 피어난다.
필리핀에서 아주 귀하게 여기는 Rose Grape (장미 포도)이다. 분홍색 덩어리는 작은 꽃들이 모여 있는 꽃차례이다.
브라질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블루 진저 (Blue Ginger)는 화려한 보라색 꽃타래를 자랑한다. 옆에는 빨간색 줄기를 가진 야자수(Red Sealing Wax Palm)가 보인다.
중남미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Spiral Ginger (나선형 생강)인데, 중앙에 솟아오른 단단하고 초록색(또는 붉은색)인 부분은 솔방울을 닮았지만, 사실 꽃을 보호하는 포엽이다. 이 포엽 사이에서 밝은 노란색 또는 주황색 꽃이 혀를 내밀 듯 쏙 솟아 나온다.
중남미의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자라는 카카오나무이다. 가장 큰 특징은 꽃과 열매가 가지 끝이 아니라 굵은 나무줄기에 직접 달린다는 점입니다. 이를 '줄기 꽃(Cauliflory)' 현상이라고 하는데, 사진 속 노란색 열매(카카오 포드)가 줄기에 딱 붙어 있는 모습이 바로 그 증거이다. 저 노란 열매를 갈라 보면 안에 하얀 과육으로 감싸인 씨앗들이 들어있는데, 이 씨앗을 발효시키고 볶아서 만든 것이 우리가 먹는 '코코아'와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빈이다. 열매는 처음에는 초록색이었다가 노란색으로 바뀐다. 카카오나무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가느다란 덩굴 식물이 보이는데 이것은 바닐라(Vanilla) 난초이다. 초콜릿과 바닐라는 맛의 궁합뿐만 아니라 자라는 환경도 비슷해, 식물원에서도 종종 이렇게 함께 키운다고 한다.
또한 돔 안에는 고사리류 식물과 다른 다양한 식물들도 있다.
또한 인기 있는 일본정원은 단아하면서도 고요한 매력을 보인다.
대나무 숲이 있고
또한 선인장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너무 넓어, 다 보지 못했다.
점심때가 되어, 교회 식구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가 피자와 스파게티, 리소토를 테이크아웃하기 위해 잠시 기다린다.
딸이 한 말이 생각난다. 아주 보수적인 교회 동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언니! 왜 여자들이 운동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지 이해가 안 돼요"
그리고 얼마 후 그 자매가 또 한 말,
"언니! 여자들이 왜 운동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지 이제 알았어요. 운동복이 생각보다 상당히 비싸더라고요. 자신의 부유함을 운동복으로 나타내려는가 봐요!"
지금 그런 사람이 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는다.(오후 3시경)
호주산모! 미역국 대신 이런 거 먹어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