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Union Square, 2015
San Francisco, US 도시풍경 연작 2nd
꿈을 잘 기억하는 편인데, 하늘을 나르는 꿈을 많이 꿨습니다. 샌프란에서 꿨던 하나를 말하면, 시골집 마당에서 하늘 구름을 보다가 문득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을 띄우니 몸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정도 높이에 올라 앞으로 나아가니 감동스러운 '산, 들, 강, 하늘과 구름의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떨어지듯 고도가 낮아졌고, 둘러보니 '전신주와 전깃줄'이 얽혀있는 시내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날기에 좀 불편해서 고도를 더 높여 나아갔고, 이어서는 고층 빌딩들 사이를 날아다녔습니다.'
한 편의 sky-road movie와 같은 그 꿈의 해몽 같은 거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때론 예지몽 같은 것도 꿨는데, 좀 신기했지만, 대단한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하늘을 날 때 느꼈던 기쁨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확실치는 않지만, 그 꿈을 꾼 시기와 이 그림 속 풍경을 찍었던 시기가 비슷했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 사진을 찍을 때, '빌딩 숲을 보면서 현실에서도 날아 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샌프란에는 마치 공중을 나르는 듯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Bay Bridge 또는 Golden Gate Bridge를 건너다보면 문득문득 비행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못 타봤지만 Sky tour가 무척이나 아름답다고 합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 유니온 스퀘어 어느 식당 테라스에서 본 풍경'
이 그림의 풍경을 담은 사진을 레퍼런스로 만들 때, 테라스 난간을 넣어줄지 말지를 잠깐 고민했었습니다. 난간을 넣어주면 '관찰자가 건물의 내부에 있다'는 설명이 그림에 담기는데, 빼면 상상하기 나름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뺐고, '꿈에서 날면서 봤던 도시풍경'에 이 풍경을 오버랩시킨 것으로 그렸습니다.
아마, 디지털 이미지인 이 그림을 '대형 인쇄'하거나 '실물 크기에 맞춰 그림으로 그리면' 관객이 볼 때 공중에 뜬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작업시간이 제법 오래 걸리겠지만 여건이 되면 실물로 그릴 계획입니다.
이 그림의 공간구조는 '원근법'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건물들 하나하나는 '면 분할법'을 적용해 관찰하고 그렸습니다.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만든 레퍼런스 위에 원근실선들을 그려서 건물들 하나하나의 원근을 재확인한 후에 각 건물의 창과 아웃테리어 구조들을 '면 분할'했습니다. 사진이 실물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고는 하시만 사실 왜곡이 엄청 많습니다. 형상을 늘이거나 줄이고, 뭉게거나 탈색시키는 등의 왜곡 뿐 아니라, 때론 형상의 변형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사진을 레퍼런스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그런 왜곡-변형을 몇몇 발견했는데, 대체로 투시 원근법의 원리에서 벗어난 경우였습니다. 그런 경우 내 눈에 맞게 고치면 또 다른 왜곡이 될 뿐이라서 고치는 방법과 과정을 많이 고민했고, 포토샵 레이어에 여러 수정본을 나누어 비교하면서,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으로 수정했습니다.
또한, 그리는 과정에서는 자칫 방심해서 실선 기울기와 틀리게 그린 적이 여러 번입니다. 포토샵의 대단한 수정기능 때문에 그런 실수가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실물 그림으로 그릴 때 그런 실수를 했다면 분명, 세 시간 이상은 쉬면서 수정방법을 고민했을 것입니다.
작업과정에 사용한 실선들을 모두 보이면 너무 복잡해져서, 그중 제일 많이 사용했던 방향의 실선만 남겨서 그림을 분석해 봅니다.
원근법과 면 분할법 관찰
'그림의 원근실선'에서 중요하게 확인할 것은 '눈중심 선'이 화면 가장자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눈 중심선과 눈높이 선의 교차점 위치'가 '관찰자의 시선 방향'이기 때문에, '눈중심 선이 화면 가장자리에 있다는 것'은 관찰자의 몸이 화면 우측에 있다는 것입니다. 즉, 화면 우측에 있는 몸의 방향은 눈중심선을 향한 채 고개를 좌측으로 돌려서 '눈중심 선의 좌측면'을 보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물의 원근실선이 향하는 소실점의 개수'와 '면이 향하는 소실점의 개수'가 다르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원근실선이 향하는 소실점의 개수'는 먼저, 화면 우측 가장자리에 있는 '1점 투시 공간 소실점 하나'를 중심으로 '좌측'과 '아래'에 하나씩 있어서 '3점 투시도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면이 향하는 소실점의 개수'는 한 방향이 더 있는데, 화면 우측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의 지붕이 밑면을 보이는 것처럼 '눈높이선'위로는 '건물 각층의 밑면'이 인식되고 있어서 '하늘 위에 소실점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 됩니다. 때문에, '원근 실선이 위로 좁아지는 기울기를 가져야 하는데, 반대로 아래를 향해 좁아집니다.' 다시 말해, 그림에서 보이는 '면의 방향이 4개 방향'이므로 원근 실선의 기울기 역시 '4개 방향으로 좁아지는 기울기'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한 방향, 곧 위 소실점을 향하는 실선이 아래를 향하고 있으므로 '원근법 원리적으로는 틀린 그림'이 됩니다. 즉, 4점 투시도로 그려야 했던 그림을 억지로 3점 투시도로 그린 것이 됩니다.
그런데, 실제 관찰에서도 이런 경우는 많습니다. 요점은, 실생활에서 보고 사용하는 직선은 '근본 직선'이 아니라 '거대 곡선의 가장 짧은 단위', 즉 '직선처럼 보이는 곡선'이라는데 있습니다. 그 개념이 드러나는 곳이 '실선들이 교차하는 범위'에서 입니다. 곧 이 그림에서 '눈높이선과 눈 중심선 근방의 범위'가 '4개 방향의 소실점의 실선들이 교차하는 범위'인 것입니다.
사람과 비교하면 건물이 거대하지만, 건물의 그 거대함이 드러내 보이는 것은 '건물의 원근실선'마저 하나의 작은 점처럼 만들어버리는 '거대 공간곡선'입니다. 그 '곡선 구조가 보이는 변화'에 대한 설명은 '기하학 챕터'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요점만 언급합니다. '많은 직선이 교차해서 곡선 구조를 만드는 그 범위에서는 관찰자가 학습한 원리와 다르게 보이는 경우 곧, '단순 원리로 판단할 수 없는 변화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를 원근법에서는 '중복 투시' 설명에서 다루고 있는데, 1점, 2점, 3점 투시도가 겹치거나 구분되는 경우에 대한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