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하늘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수십 층, 백여 층의 아파트들과 고층 빌딩들이 하늘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건물들 사이로 넓게 펼쳐진 파란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마치 좁아진 틈새로 보는 듯, 확 트인 느낌을 받지 못하고 답답한 빛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요즘에는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자주 듭니다. 도시는 마치 파란 하늘을 보는 창에 답답한 커튼을 친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나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숨을 들이켰고, 그 속에서 모든 번잡함과 긴장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파란 하늘은 내게 끝없는 자유와 꿈을 주었고, 그것은 언제나 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하늘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습니다. 고층 아파트 빌딩 숲 속에서는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회색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을 때, 이제는 그 회색빛 하늘도 가끔 그리워집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는 순간, 비 갠 하늘 속 파란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개운함을 줍니다. 회색 구름 속에서 비가 내리는 동안, 파란 하늘이 얼마나 열심히 치장하고 있었는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상상해 봅니다.
하늘을 자주 바라보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더 많은 것을 바라보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욕망보다는,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 속에 스며드는 평온함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마도 나는 확 트인 하늘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연의 작은 변화들 속에서 위안을 얻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습니다.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은 것이 이제 소박한 소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한적하고 확 트인 곳에서 남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