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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길

by 가치지기

눈물의 길



처음, 눈은 맑았다.

빛을 담고, 바람을 그리며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진실보다 거짓이 먼저 웃고,

선보다 악이 더 높이 오르는 날,

눈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숨기고 싶은 것들,

지우고 싶은 기억들,

그 모든 것이 눈동자에 새겨질 때,


세상은 무거워졌고,

마음은 무너졌다.


그래서,

살고 싶어 눈은 길을 냈다.

견딜 수 없어 흐려지는 길,

흐려질수록 선명해지는 마음.

그 길 위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때,

눈물이 시작되었다.


첫 눈물은 슬픔이 아니었다.

고통이 지나가는 길이었고,

마음이 닿을 수 있는 유일한 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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