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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좋아지는 사람이 교양 있는 사람입니다.

"교양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느껴지는 것입니다."

by 가치지기

한때 영화 타짜에서 배우 김혜수가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학력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품위, 교양을 갖춘 사람이라는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그 사람은 교양 있어 보인다”거나 “나 ○○대 나온 사람이에요”와 같은 말을 통해 상대의 품격이나 배경을 짐작하곤 합니다. 이처럼 교양은 때때로 특권층의 이미지나 신분 의식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교양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말투나 태도에 은근히 배어 나오고, 세월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향기와도 같습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불쑥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삶을 들여다볼수록 은은히 전해지는 어떤 깊이. 그것이 바로 교양입니다.


흔히 “그는 교양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세련된 말투나 매너를 뜻합니다. 그러나 여기서의 교양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인격과 성숙함에 대한 평가입니다. 반대로 “교양이 없다"라는 말은 상식과 품위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 전반을 가늠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결국 교양은 그 사람의 ‘품격’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품격이 좋은 대학이나 전문지식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인 소양을 얼마나 두루 갖추었는지, 사고의 수준이 얼마나 깊고 견고한지, 아는 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지, 여유를 가지고 일상을 대하는지 등이 모두 품격을 이루는 요소입니다.


교양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그것을 조화롭게 운용하는 능력입니다.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힘. 그것이 교양입니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마음, 자기 삶과 사회를 함께 바라보는 통찰이 바로 교양의 본질입니다. 그것은 정신적 성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한 사람을 성숙한 인격체로 이끄는 내면의 힘입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교양’이라는 말은 일본을 거쳐 들어온 개념으로, 본래 ‘품격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지 지식이나 세련된 매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교양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보이는 품위 있는 태도를 넘어,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삶을 성숙하게 이끌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교양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그가 타인을 존중하고 세련되게 사고하며, 대화할 줄 아는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내면의 성숙함을 지닌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교양은 고전적 지식에 대한 통달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 다양한 분야에 열린 태도로 접근하며, 시대의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는 능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교양 있는 사람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그 내용을 삶 속에서 되새기며 실천하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교양이 깊을수록 사람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워집니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에 분별력이 생기며, 더 나아가 공동체 안에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교양은 결국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데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며 성장하려는 태도야말로 교양인의 본질적인 자세일 것입니다.


진정한 교양은 한 사람의 정신과 문화가 하나의 인격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입니다. 이는 개인의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는 힘입니다. 교양은 타인의 거울에 나를 비추어보는 작업이며, 지식을 삶의 방향으로 삼아 실천에 옮기는 일입니다.


결국 교양은 단편적인 정보나 외적인 품위가 아니라, 삶을 깊이 이해하고 나와 타인을 아우르는 마음의 넓이입니다. 그것은 나를 넘어서 타인과 소통하고, 공동체의 책임을 자각하며 살아가게 합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삶을 더 넓고 깊게 바라보며, 진정한 성장과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교양 있는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늘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자신과 세상을 성찰하며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나날이 더 좋아지는 자신을 상상하고, 그 과정 속에서 소소한 기쁨과 성숙을 발견하는 사람.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교양 있는 사람’의 진정한 모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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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교양이란 무엇인가 - 명구와 단상》




“교양은 잃어버릴 수 없는 유일한 재산이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교양이란 인간 정신의 조화로운 발전이며,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그것을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 빌헬름 폰 훔볼트


“교양이란 우리가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며, 타인을 배려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다.”

― 마르틴 하이데거


“교양이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세상을 보다 깊이 있게 바라보는 태도이다.”

― 에드워드 사이드


“교양이란 지식을 통해 세계를 읽어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립할 수 있는 힘이다.”

― 피에르 부르디외


“교양인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른 사람이다.”

― 앙드레 지드


“교양인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편견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 칼 세이건


“교양인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삶과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다.”

― 노엄 촘스키


“교양인이란 단순히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삶을 깊이 이해하고 그것을 나누려는 사람이다.”

―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


“교양인이란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교양이 없는 인간은 뿌리가 얕은 나무와 같다. 바람이 불면 쉽게 쓰러진다.”

― 키케로


“교양은 단순히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 존 스튜어트 밀


“교양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힘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교양이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 즉 자신의 무지에 대한 지식이다.”

― 우치다 다쓰루, 『거리의 현대사상』


“교양을 갖추라'는 말의 의미는 실용적인 이익은 전혀 없지만,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그것에 정신을 집중해 논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 다치바나 다카시,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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