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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by 가치지기

은혜



봄날의 햇살은

소리 없이 내려앉아

한겨울 얼어붙은 가슴을

조용히 녹여 줍니다.


봄비는 살며시

대지의 메마른 입술을 적시고

땅은 말없이 그 은혜를 품어

마른 가지마다 새 생명을 틔웁니다.


온기의 손길,

작은 선의 하나가

누군가의 어둠을 지우고

온 세상을 포근히 감싸 안습니다.


받은 은혜,

마음 깊이 새기며,

자연은 잊지 않고

연둣빛 잎새로,

연분홍 꽃잎으로 화답합니다.


우리도

받은 은혜,

아름답게 피워 화답할

계절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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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 시의 배경


"은혜"는 겨울의 추위와 고난 속에서 움츠러들었던 나무와 얼어붙어 갈라졌던 대지가, 봄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연둣빛 잎과 화사한 꽃으로 되살아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동안 내가 받은 은혜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견디기까지 함께해 주신 하나님, 그분의 안아주심 속에서 이겨내며, 봄볕과 비를 통해 나도 성장하고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그 받은 은혜를 꽃처럼 화사하게 피워내지 못하고, 감사를 잊고 살고 있지 않았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는 바로 그런 내 마음이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받았던 많은 은혜들,

그것이 대지와 나무처럼 마음 깊이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그 은혜를 감사로 온전히 표현하지 못했던 내 삶을 돌아봅니다.


봄이 오듯, 감사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받은 은혜를 어떻게 꽃으로 피워낼 수 있을까요?


그 은혜를 마음 깊이 기억하며,

그 고마움을 온전히 표현해야 할 계절이 왔습니다.


-by 가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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