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 "당신은 죽을 존재임을 기억하라!"
로마의 개선장군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개선 행진을 할 때, 그의 곁에는 한 명의 노예가 함께했다고 전해집니다. 장군이 환호와 찬사를 받으며 절정의 영광을 누리는 그 순간, 노예는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당신은 죽을 존재임을 기억하라.”
이 짧고 단호한 말은 인간 존재의 본질, 곧 유한성과 덧없음을 직시하게 하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영광 앞에서 교만해지지 않도록, 힘과 부의 정점에서 자신을 절대자로 착각하지 않도록, 죽음을 기억하라는 한마디. 그것이 곧, ‘메멘토 모리’입니다.
우리는 모두 유한한 생명을 지닌 존재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고, 쌓고, 누린다 해도 결국 우리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문 앞에 도달합니다.
그 문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열려 있으며, 시간은 그 누구의 청탁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만할 수 없습니다.
현대 사회는 속도와 성취를 숭상합니다. 빠르게 앞서가야 한다고, 더 높이 올라야 한다고 끊임없이 재촉합니다. 그러나 그 끝에 서 있는 인간은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잊은 채 허상 위에 자아를 세우고, 마치 죽음이 자신에게는 오지 않을 것처럼 살아갑니다.
바로 그렇기에, 지금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말이 ‘메멘토 모리’입니다.
끝없는 교만과 탐욕 가운데 인류가 바벨탑을 쌓아 올리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경고이자 울림입니다.
‘메멘토 모리’는 인간의 나약함만을 상기시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유한함을 자각함으로써 인간이 진정한 겸손의 태도로 삶을 살아가기를 촉구하는 외침입니다.
죽음을 의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며 매 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게 됩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은 삶을 단지 일회성의 희소한 기회로만 여기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삶의 무게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언젠가 끝날 것을 알기에 우리는 더 정직하게, 더 온전히, 더 깊이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인간의 위대함은 영원함에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한함을 자각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는 실수하고, 망설이며, 흔들립니다. 그러나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도 자신을 절대화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아는 자만이 진정한 지혜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교만은 결국, 성경 속 바벨탑처럼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입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 존재입니다. 그 진실 앞에서 우리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이라는 이름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무릎 꿇음 속에, 진정한 품위가 깃듭니다. 그 낮아짐 속에, 참된 강함이 자라납니다.
죽음을 기억하는 자만이 지금 이 삶을 가장 충실히, 가장 아름답게 살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작은 선택 하나에도
영원의 흔적이 깃들 수 있도록,
오늘도 저는 제 자신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메멘토 모리. 당신은 죽을 존재임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