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感情)

by 가치지기

감정(感情)


기쁨은 노랑

햇살 스며든 유리창처럼, 눈부시되

가볍게 마음을 흔들고


슬픔은 회색

비 내린 새벽 창가의 빛깔

고요하고 짙으며, 오래 머문다


분노는 붉은빛

타오르는 저녁놀처럼

덮으려 할수록 더 번져 나가고


외로움은 푸른빛

아무도 지나지 않는 안갯속

있는 듯 없는 듯, 투명하게 스며든다


감정은

희로애락의 결 따라

겹겹이 삶에 스며들고


짙게 물든 감정들

흘러가는 물에

가만히 담가두면

희연한 빛으로 번져간다


세월 속에

바래지 않는 색이 있었던가


자꾸 들여다볼수록

그 색은 더 짙어지고

초라한 빛으로 물들 뿐


흙처럼 눅이고

바람처럼 흔들리며

불처럼 타오르고

물처럼 흘러가며

나무처럼 자라 흔적을 남기는,

감정은 자연이 빚은 색이어서


물처럼, 바람처럼

스며들되,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감정의 색은

흘러갈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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