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은 언제나 ‘부끄러움’을 통과합니다.
오늘 아침, 저는 ‘부끄러움’이라는 단어 앞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감정도, 타인을 향한 판단도 아닌, 오롯이 나 자신을 향한 정직한 시선에서 비롯되는 마음. 그것이 바로 부끄러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나의 말과 행동, 태도와 시선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외부의 소리보다 내면의 속삭임에 먼저 응답하는 태도이며, 그 속삭임은 종종 ‘부끄러움’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압니다.
부끄러움은 단순히 잘못을 저질렀을 때 느끼는 감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부족함을 직면했을 때, 혹은 누군가의 선함과 진실 앞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될 때 찾아오는 성찰의 감정입니다.
철학자 루소는 “부끄러움은 도덕성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처럼, 부끄러움은 양심이 깨어 있다는 조용한 외침이며, 도덕의 뿌리를 지탱하는 감정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깊이가 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장은 언제나 ‘부끄러움’을 통과합니다.
나의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했음을 알았을 때, 무심한 태도가 타인의 마음을 다치게 했음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성장’의 기회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부끄러움은 나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넓고 따뜻한 사람으로 확장시킵니다.
요즘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라는 말이 낯설지 않습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말들, 반성과 성찰보다 정당화와 합리화를 앞세우는 풍경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런 세상 속에서도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고요하지만 단단한 중심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그들은 때로 침묵하고, 때로 돌아서며, 자신의 부족함 앞에서 겸손을 배웁니다.
오늘 하루는 부끄러움을 마음에 새기며, 조금 더 조심스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