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다 왔니?

– ‘킹 오브 킹스’에서 마주한 복음과 삶의 질문

by 가치지기

어제는 가족과 함께 영화 ‘킹 오브 킹스’를 보았습니다. 평소 저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아내가 예수님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라 꼭 보고 싶다고 했고,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극장을 찾았습니다.


이 영화는 19세기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아들 월터에게 예수님의 생애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월터와 고양이 윌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따라 상상의 여행을 떠나며, 예수님의 탄생과 기적, 고난과 십자가, 그리고 부활의 여정을 함께합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 속에 담긴 이 이야기는 복음의 본질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전해주었습니다. 신앙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비신앙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귀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위대한 이야기를 한국인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고 특별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 아내와 이 영화가 준 여운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예수님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그 감동은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서 파문처럼 울리고 있습니다. 특히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모습이 이전과는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늘 그 장면을, 인간의 몸을 입으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 앞에서 느끼신 두려움 때문이라고만 이해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그 기도가 단지 자신의 고통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간절한 중보의 기도였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과의 단절이라는 최악의 고통, 그 깊은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도 예수님은 우리를 선택하셨고,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죄에서 돌아서지 않으려는, 오염된 손을 놓지 않는 인류를 향한 예수님의 완전한 사랑으로부터 나온 깊은 슬픔과 긍휼이 그 기도의 본질이었음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역의 완성은 기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겸손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도는 십자가 위에서의 마지막 말씀, “아버지여,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라는 장면에서 완전하게 이어졌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숨결까지 사랑으로 우리를 품으신 예수님의 긍휼이 마음 깊이 스며들어, 저는 그 크신 은혜 앞에 죄송하고 부끄러워 그저 숨죽여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께 가장 크고 두려운 고통은 하나님과의 단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짧았던 공생애의 시간 속에서도, 북적이는 무리를 피해 조용한 곳을 찾아 아버지와의 교제를 결코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그 시간이 예수님께 얼마나 귀하고 절실했는지를, 이번 영화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하나님과의 단절을 고통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아내와 자조 섞인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하나님과 날마다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을 때, 그 단절의 숨 막힘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가? 그분과의 관계 안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참된 평강을 그리워하며, 그 연결을 간절히 사모하고 있는가? 그리고 나의 기도는 정말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위한 살아 있는 호흡인가, 아니면 그저 반복되는 형식에 머물러 있는가? 이 영화를 통해, 저는 제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신앙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묻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장성호 감독님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영화를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 속에 있었던 고난과 인내,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감독님의 간증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저는 ‘새롭게 하소서’ 프로그램에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이 영화가 제게 그렇게 전율처럼 다가왔는지를 깨달았습니다.


감독님은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대주주 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작품의 권리를 선택하셨다고 합니다. 그 결단 뒤에는 단 하나의 질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다 왔니?”라는 주님의 그 질문 앞에서 “그저 잘 먹고 잘 살다 왔습니다”라는 대답은 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만약 언젠가 하나님께서 그렇게 물으신다면, “저는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어 이 길을 선택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역시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설 날이 올 것입니다. 그날, 우리도 이런 질문을 주님께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다 왔니?” 그 질문 앞에 나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제 안에 그 선명한 물음을 깊이 새겨주었습니다.


장 감독님의 여정은 단순한 제작 뒷이야기가 아니라, 한 편의 믿음의 순례였습니다.


기도에도 응답이 없던 시간, 외로움과 고난의 순간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하나님의 응답 방식. 그 모든 시간이 쌓여 지금은 고난조차도 축복으로 보게 되었다는 감독님의 고백은 제게도 위로와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며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합니다.

9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예수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를 담을 수 있을까?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할까. 그러던 중 결국 그가 끝까지 붙들었던 것은 단 하나의 메시지였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성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랑’이라고 말하며,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님을 내어주신 그 사랑을 작품 속에 반드시 담고 싶었다고 그는 고백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었다"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고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은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입니다”라는 고백.

그 고백은 헌금이 아닌 믿음의 표현으로서의 십일조를 이해하게 되고 그때부터 실천하게 됐다고 합니다.


감독님은 이 영화를 자신의 자녀들에게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단지 한 번 상영되고 끝나는 영화가 아니라, 예수님을 알리는 유용한 도구로 오래도록 쓰임 받기를 기도하며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같은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이 영화가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믿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직 믿음을 갖지 못한 이들에게도 위로와 사랑으로 다가가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그분의 질문 앞에 기쁘고 떳떳하게 답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다 왔니?”


이 물음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깨어 있는 질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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