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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하수반짝 Sep 17. 2021

Q&A로 알아보는 제주 집구하기 알짜팁!

아이들과 제주 일년살이

제주 일 년 살이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고도 머리가 아픈 과정은 당연히 '집 구하기'더라고요.

더구나 잠깐의 여행이 아닌 일 년 이상을 살 집이라면, 아이들이 다닐 학교와도 맞물려 있기에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정리해보았어요. 제주 살이를 꿈꾸는 분들의 집구하기 여정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Q1. 지역을 어디로 정하면 좋을까요?

A1. 제주도는 크게 북쪽 제주시와 남쪽 서귀포시로 나뉘어요. 제주시는 공항과 가깝다는 것 그리고 서귀포시는 한파를 한라산이 막아주는 덕분에 겨울이 따뜻하다는 장점이 있죠. 그러니 먼저 북쪽과 남쪽 중에 하나로 지역을 정하세요. 저는 비행기로 종종 출퇴근할 남편을 위해 제주시를 택했지만, 만약 온가족이 제주도로 이사를 온다면 이국적이고 따뜻하며 집값도 좀더 저렴한 서귀포시에 사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그 다음은 살고 싶은 읍면동 지역을 몇 개 고르세요. 제주시를 예로 든다면, 제주시는 공항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구제주, 왼쪽은 신제주로 나뉩니다. 삼양동, 노형동처럼 ‘동’으로 끝나는 곳은 제주 시내와 인접한 동네이고요. 제주 시내 외곽에는 서쪽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으로 동쪽은 조천읍, 구좌읍이 있습니다.

 특히 애월읍과 조천읍은 시내가 가깝고 공항도 30분 내외로 닿을 수 있어서 도시와 자연의 이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역이에요. 그래서 저처럼 단기로 제주 살이를 오시는 분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기도 하고요. 서쪽 애월읍은 평지 지형이어서 도로와 관광지가 더 발달해 있어요. 그러다보니연세나 전세 매물도 더 많았고요. 반면 동쪽은 원시의 자연림이 발달해 있고, 바다도 더 한적한 맛이 있지요.       

쉼과 여유가 넘실대는 제주도 집
어디든지 아름다운 제주 그리고 바다


Q2. 전세 매물과 연세 매물 중 무엇이 더 나을까요?

A2. 금액적으로 보면 전셋집이 훨씬 저렴하죠. 풀옵션 연세 매물은 상상 이상으로 비싸거든 요. 살림을 가져와서 1년 반이상 제주에서 살 생각이시라면 당연히 전세를 추천합니다.(서귀포 외곽 쪽에는 1년 전세로 임대 가능한 집도 꽤 있었어요). 제주는 육지와 달리 전세 품귀 현상이 적어서, 잘 찾아보시면 좋은 집을 저렴하게 충분히 구할 수 있었어요.

 저는 딱 1년만 살기로 남편과 합의했었고, 살림도 가져올 수도 없었기에 연세로 집을 구했지만요.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거실과 방 한두 개가 딸린)집을 기준으로 할 때, 연세 금액은 700만원부터 3,000만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어요. 금액은 집의 형태와 위치, 상태, 면적, 옵션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요.

 기본적인 옵션으로는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고요. TV와 옷장, 침대, 건조기까지 구비된 곳도 있었어요. 제주는 단기로 살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중고 사이트에서의 물건 거래가 무척 활발하니, 이것도 잘 활용해 보세요.      


당신과 함께이기에 행복한 여기

Q3. 이사비용은 대략 어느 정도 들까요?

 A3. 육지와 도내 간 이사비용은 1톤 트럭 한 대당 100만원이 넘고, 이삿짐 5톤이면 가장 저렴한 업체가 300만원 초반 정도 입니다. 저도 처음에 건조기를 육지에서 제주도로 가져갈까 고민했다가 이동 비용이 40만원이나 나와서 그냥 제주도에서 건조기를 사버렸어요. 완전히 이사를 올 게 아니면, 결국은 침구와 주방기구까지 모두 갖춰진 풀옵션 연세집이 낫겠더라고요.

 또 풀옵션 집이라고 해도 일 년 살이에 필요한 짐이 정말 많더라고요. 특히 아이들이 있다면 더 그렇겠죠. 저도 입도 전에 짐을 꾸려가는데, 일 년 살이에 필요한 옷가지와 생활용품들로 차에는 운전석을 제외한 모든 곳이 짐으로 가득 찼었습니다. 입도 시 필요한 물품들을 택배로 미리 부치는 방법도 있으니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해보세요.     

   

Q4. 주거 형태는 주택과 연립(아파트) 중 무엇이 나을까요?

A4.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을 선호하죠. 하지만 장점이 많은 만큼 금액도 비싸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도 많아요. 잔디 관리는 기계를 사서 직접 해도 되지만, 육지 분들은 대부분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죠. 잔디 깍기, 제초제, 해충약 이 관리들을 동시에 업체에 맡기면 1회에 15만원 이상의비용이 들어요. 물론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요. 관리 업체와 1년 계약을 맺게 되면, 10번 정도(겨울에는 잔디가 자라지 않아요) 관리가 들어가고 총금액은 더욱 저렴해지죠.

 그리고 주택이 아파트나 연립에 비해 더 습하고, 벌레도 훨씬 더 자주 출몰해요. 집 안팎에서 지네, 돈벌레, 바퀴벌레는 물론 심지어 뱀까지도 나온다고 하니까 퇴치용 실내 스프레이와 실외 퇴치 약을 수시로 뿌려놓고, 이 불편한 이웃들이 이사를 가길 유도하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주택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캠핑과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고, 층간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으며, 마당에서도 자유롭게 물놀이도 할 수 있죠. 그러니 이 모든 수고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누구나 평생 한 번쯤은 꼭 누려보고 싶은 힐링 라이프이긴 해요. 만약 온가족이 제주에 살 수 있다면, 프라이빗한 전원주택에서, 하늘과 흙의 평화를 누리며 살고 싶다는 꿈을 제주에 살면 살수록 더욱 꾸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과 셋이서만 지낼 날이 많을 테니, 밤낮으로 창문을 마음껏 열어 두기엔 안전도 좀 염려되고, 갑자기 출몰할 벌레들도 혼자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무엇보다 집 관리에도 손이 많이 가겠지요. 그래서 주택은 일찌감치 포기했죠. 결국 신축 오피스텔(아파트형)을 선택했고, 편리하고 깨끗한 맛에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제주 그리고 전원주택

Q5. 제주도는 난방비용이 비싸다고 하던데, 정말인가요?

A5. 제주도는 제주 시내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도시가스 난방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대부분 LPG 가스를 사다가 난방을 합니다. 구축일수록, 아파트가 아닌 주택일수록 난방비용은 훌쩍 올라가요. 아파트형 오피스텔인 저희 집의 경우 방2개와 거실을 따뜻하게 하려면 한 달에 대략 30만원의 난방비가 들었어요. 그러니 방 하나를 온기로 채우는데 대략 10만원 정도가 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온수매트와 내복, 보온 양말은 필수템이랍니다.

     

Q6. 어떤 경로를 통해 집을 알아봐야 할까요?

A6. 제주오일장신문(www.jejuall.com)에 매물이 가장 많고, 제주교차로(www.jejukcr.com)에서도 매물 정보를 알 수 있어요. 연세 집인 경우 ‘제사모, 제주도한달살기’와 같은 네이버 카페, 블로그, 공인중개사 카페 등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다양한 경로로 살 집을 찾아보시길 추천 드려요.

 저는 온라인 오일장신문을 여러 달 정독하며 집을 찾아보았지만, 결국은 ‘풀옵션 함덕 연세’라는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네이버 카페의 게시글을 보고 집을 구했어요. 전문적인 단기 임대 숙소의 경우는 풀옵션으로 조리 도구까지 갖춘 집들이 있어요. 이런 집들은 보통 직접 운영하는 카페나 단기 ‘제사모, 제주도한달살기’ 카페에다 공실 정보를 올리는 경우가 많죠. 이때 광고용 사진만 보고 집을 계약하지는 마세요. 다양한 실제 후기를 찾아보거나 여력이 된다면 직접 보시고 결정하시길 추천드립니다.     


Q7. 그 밖에 집을 구할 때 고려할만한 것들이 더 있을까요?

A7. 대부분 바닷가에 큰 마을을 이루고 있어요. 그곳에 하나로 마트, 병원, 우체국, 은행 같은 편의 시설들이 들어서 있고요. 바닷가 마을은 생활이 편리하지만, 여름 한 달은 무척 습하고 더워요. 특히 8월 달은 따뜻한 바다 공기가 온 집안에 침투하거든요. 그러니 제습기는 꼭 필요합니다. 또 바다에서 떨어진 중산간 지역은 쾌적하고 평화롭지만, 밤이 되면 캄캄해서 산책을 다니기에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저는 해변 조깅과 물놀이가 도보권으로 가능한 곳에 살면서 정말 만족스런 일 년을 보냈지만, 성수기에는 동네가 요란하고, 관광객도 많아서 집 밖에 잘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또 제주는 동네마다 길 가에 위치한 클린하우스에 쓰레기를 버립니다. 종량제봉투 쓰레기는 매일 버릴 수 있지만, 재활용 쓰레기는 종류마다 버리는 요일이 정해져 있고요. 차가 있다면 쓰레기 배출이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이 클린하우스와 집과의 거리도 한 번 체크해 보세요.  지도상, 집 근처에 축사나 마방목지가 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악취는 매시간 나는 것이 아니고, 특정 시간대에 풍기더라고요. 방문하셨을 때, 악취가 없었어도 혹시 모르니 가능한 피하시는 것이 좋아요.

 집이 큰 도로에서 너무 떨어져 있다면, 눈이 왔을 때 고립될 확률이 높아요. 제주도는 제설 작업이 주로 큰 도로만 이뤄지니 매일 출퇴근을 해야 한다면 이 점도 한 번 고려해 보세요.       

살고싶은 제주, 아름다운 정원

하지만, 결국 모든 선택의 결과에 완벽한 만족은 없는 법이죠? 중요한 우선순위 몇 가지가 충족된다면, 나머지 불편함은 넉넉한 마음으로 참고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을 위한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무엇보다 아름다운 제주를 일상의 삶으로 누릴 수 있는 제주살이의 특권이야말로 결코 아무에게나 주어진 기회는 아니잖아요.        

귤밭이 펼쳐지는 제주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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