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와의 마지막 트립

3월 30일

by Hermit Trucker

Romeoville, IL


유타와의 마지막 트립이다. 지난해 6월에 신차를 받아 10만 마일 넘게 달렸다. 이번 화물을 싣고 스프링필드 본사까지 운반하면 나와 유타의 공식 업무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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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나는 팀 드라이빙을 한다. 파트너는 재선 형님이다. 5만 마일을 넘겨 TNT 수련을 마친 재선 형님은 Ace seat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솔로 드라이버로 데뷔할 자격을 갖췄다. 그런데 도무지 자신이 없단다. 트레이너가 후진을 제대로 안 가르친 모양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바쁘게 운전만 한 것 같았다. 재선 형님은 트럭 일을 계속해야 할지 갈등했다. 이해가 간다. 네이슨이 열심히 가르쳤건만, 나 역시도 수련을 마칠 때까지 후진에 자신이 없었다. 능숙한 후진은 많은 실전을 통해 익힐 수 있다.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어도 연습을 생략할 수는 없다. 트럭 후진은 무섭다.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혼자서 숱한 사고를 쳐가며 지금에 이르렀다. 트럭 운전 2년째가 돼서야 겨우 쓸만한 후진을 한다.


네이슨의 첫 번째 학생은 수련을 마치고도 7개월을 함께 다녔다. 그는 네이슨과 헤어진 후 소식을 끊고 잠적했다. 트럭 운전이 그에게 안 맞았거나 혼자 운전하기 두려워서였을까?


재선 형님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팀으로 함께 다니며 봐주기로 했다. 내가 타는 유타는 라이트웨이트 트럭이라 1인용이다. 침대도 하나뿐이고 조수석은 떼어내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차지했다. 팀 드라이빙을 하려면 콘도로 바꿔야 한다. 콘도는 2층 침대와 조금 더 넓은 수납공간을 갖췄다. 대부분 OTR 트럭은 콘도다.

브라이언에게 재선 형님과 팀으로 일하고 싶다니 흔쾌히 트럭을 바꿔주겠다고 했다. 팀 드라이빙은 회사에 더 많은 돈을 벌어준다.


나는 내일 미주리 스프링필드 본사에 도착하고, 재선 형님은 다음날 도착 예정이다. 아마도 중고 트럭을 받을 확률이 높다. 새 트럭은 리즈 드라이버에게 돌아가기 바쁘다. 리즈 드라이버가 타다가 회사에 반납한 트럭을 깨끗이 손봐서 줄 것 같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유타처럼 새 트럭을 받게 될지도.


팀 드라이빙은 밤낮없이 달려야 하니 지금보다 고될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두 명이 생활하려면 서로 배려도 필요하다. 트레이너가 아닌 다음에야 컴퍼니 드라이버가 팀 드라이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컴퍼니 드라이버는 거리로 돈을 받기 때문에 팀 드라이빙을 한다고 수입이 늘지 않는다. 현재와 같은 수입을 올리려면 두 배를 더 달려야 한다. 반면 리즈 오퍼레이터는 화물 운임의 75%를 받기 때문에 팀 드라이빙을 하면 유리하다. 그래서 컴퍼니 드라이버를 고용해서 다닌다. 고용된 드라이버는 신분은 회사 소속이지만 급여를 리즈 오퍼레이터 몫에서 받는다. 마일당 얼마를 줄 것인지는 서로 계약하기에 달렸다. 대게는 회사보다 많이 준다.


팀 드라이빙의 장점은 어려운 후진에 있다. 좁은 트럭스탑이나 비 오는 날 어두운 장소에서 후진은 힘들다. 뒤를 봐줄 사람이 있으면 든든하다. 마음이 맞으면 덜 외롭고 서로 의지도 된다.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둘이서는 가능한 일도 분명 있다. 가령 달리는 트럭에서의 촬영 같은 것이다.


이왕 팀 드라이빙을 하니 단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은 최대화할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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