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시간 - 리퍼의 대표 문제점

2020 My Trucking Diary # 1월 2일

by Hermit Trucker

지난 12월 31일, 배달처에 도착했는데 1월 2일 오후 8시 현재 아직 짐을 못 내리고 있다. 언제 내릴지 기약도 없다. 오늘 중으로 짐을 내린다는 가정하에 다음 화물이 예정돼 있다. 더 늦어지면 그것도 취소할 상황이다.


화물을 내릴 때는 미리 약속이 돼 있어야 하는데, 예약 과정에서 서류 착오가 있었다. 클라이언트 ID를 잘못 입력해서 약속이 취소됐다고 한다. 프라임 영업 부서의 잘못인지 이곳 아메리콜드의 잘못인지는 모르겠다. 나야 주문대로 제시간에 배달만 하면 되니까.


새로 약속을 잡아야 한다. 1월 1일은 휴일이라 2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익숙한 일이라 그리 놀랍지는 않다. 이 시간 동안 여러 편의 브런치 글을 썼으니 헛되이 보낸 것도 아니다.


오늘 오전에는 화물을 내릴 수 있을 줄 알았다. 오전 10시가 넘도록 연락이 없어 브라이언에게 물어봤다. 그제야 곧장 새로운 약속 번호가 왔다. 접수 사무실에 가서 체크인했다. 월마트 배달 화물은 드랍 앤 훅이 안 되고 라이브로 내려야 하니 기다리란다.


그리고 하세월이다. 오후 2시경 재예약비를 내라는 연락이 왔다. 100달러 정도의 금액이다. 수표를 써서 가져갔다. 그리고는 또 기다리란다. 오후 5시, 다시 사무실에 가서 물어봤다. 하차 가능한 공간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란다. 그리고 밤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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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 분야의 대표적인 단점이 대기 시간이다. 길어도 너무 길다. 몇 시간은 기본이다. 2시간 이내에 짐을 싣거나 내리고 나오면 고마울 정도다. 라이브 로드나 라이브 언로드일 때 얘기다.


화물을 싣거나 내릴 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라이브 로드, 언로드 (Live load or Live unload)

- 내가 가져간 트레일러에서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짐을 싣고 내린다. 라이브니까 어감으로는 빠를 것 같지만 반대다. 닥(Dock)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릴 준비가 돼야 한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제시간에 맞춰해주는 곳도 있지만, 안 그런 곳도 많다. 심하면 며칠을 기다리기도 한다. 지금 내가 그런 경우다. 짐 내리는 속도도 업체마다 다르다. 일단 닥에 대면 빨리 내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몇 시간이 걸리는 곳도 있다.


드랍 앤 훅 (Drop & Hook)

- 화물이 미리 준비된 경우다. 내가 가져간 트레일러는 떼어 놓고, 화물이 실린 트레일러를 연결해서 나온다. 배달할 때는 화물이 든 트레일러를 야드에 내려놓고, 빈 트레일러를 찾아서 연결해 나온다. 대기 시간이 없어서 트럭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업형태다. 대부분 경우 미리 배달할 수 있어 시간 조절이 용이하다. 늦지만 않으면 된다. 어떤 회사는 구인광고에서 90% 이상의 화물이 드랍 앤 훅이라며 드라이버를 유혹한다.




내가 프라임에서 일을 해보니 라이브 로드, 언로드가 가장 많다. 라이브와 드랍 앤 훅이 결합된 경우도 있다. 라이브로 픽업해서 배달은 드랍 앤 훅으로 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다. 드랍 앤 훅으로만 이뤄진 배달은 흔치 않다.


드랍 앤 훅이라서 기대하고 갔는데 아직 트레일러가 준비 안 된 경우도 잦다. 그런 경우 라이브 로드로 전환하거나 트레일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드랍 앤 훅이라고 마냥 빠르고 편리한 건 아니다.


프라임은 큰 회사라 보유한 트레일러가 많다. 그래서 여분의 트레일러를 거래처에 둘 수 있다. 작은 회사나 개인은 그런 여유가 없어 항상 라이브로 상하차를 할 수밖에 없다. 큰 회사에 다니는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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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디텐션 페이(Detention Pay)를 받는다. 지연 시간에 대한 보상금이다. 보통은 2시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약속 시각 2시간을 넘어가면 시간당 얼마를 주는 식이다. 업체마다 액수가 다르고 안 주는 곳도 있다. 주는 곳도 상한액이 있어서 하루 최대 얼마까지 쳐주는 식이다. 오늘 나 같은 경우에는 얼마를 받을지 모르겠다. 아메리콜드에서 자기네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면 못 받을 수도 있다. 적어도 회사 차원에서라도 보상이 있어야 한다. 디텐션 페이만 제대로 받는다면 나는 며칠이고 기다릴 수 있다. 수입이 운행하는 것보다는 못해도 글 쓸 시간이 생기니까 그것으로 보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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