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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mit Trucker May 11. 2020

두 남자의 소꿉 살이

5월 10일

  


집에 갔다 다시 일 나온 지 일주일째다. 네바다주 테슬라 기가팩토리 근처에서 다음 화물을 기다린다.      


양쪽 집에서 반찬을 준비했고, 재선 형님이 쿠쿠 압력밥솥을 가져와서 식사 형편은 좋아졌다. 문제는 압력밥솥이 트럭에서는 전압이 낮은 탓인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휴게소 건물의 일반 AC 아웃렛에서는 정상이다. 그래도 트럭에서 몇 번 밥을 지어 먹었다.     

재선 형님은 직선 후진은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듯하다. 후진 연습할 때 나는 가급적 잠자코 지켜본다. 스스로 깨쳐야 한다. 내가 핸들을 이리 돌려라, 저리 돌려라 해봐야 도움이 안 된다. 방법만 알려주고 기다려줘야 한다. 도움을 청하거나 사고 위험이 있는 경우 말고는 간섭을 덜 하는 게 좋다. 트레이너가 할 일은 안전한 환경에서 충분한 연습 기회를 주는 것이다.      


뉴욕에 비해 다른 곳은 여전히 느슨하다.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마스크를 썼다고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사라졌다. 서부에 오니 매장 직원도 마스크를 안 한 곳이 있다. 뉴욕에서는 마스크를 안 쓰고는 어디에도 나가기 어려웠다.      



화물이 줄긴 했나 보다. 집에 다녀오기 전보다 이동 거리도 짧고, 대기 시간은 길어졌다. 직장을 잃은 사람에 비하면 양반이다. 반강제 감금 상태인 다른 사람에 비하면 자유인 신분이다. 다소 느슨한 일정으로 움직이며 경치 좋은 곳에서는 쉬어가는 여유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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