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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하는 쏘쏘엄마 Mar 13. 2022

전문상담교사의 학부모 상담 꿀팁(TIP)

안녕하세요! 전문상담교사 쏘쏘엄마입니다 :)

오늘은 학교에서 학부모 상담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꿀팁을 가져왔어요.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요 ㅎㅎㅎ

오늘의 포스팅도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포스팅임을 미리 알리고 시작하겠습니다!




1. 학부모 상담, 왜 이렇게 어려운가요?



아동청소년을 상담하는 상담자&상담교사로서 학부모는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답니다. 만나야 하고요^^ 학부모 상담을 성공적으로 하다 보면 일어나는 변화에 굉장한 기쁨을 느끼다가도 가끔은 굉장히 허무할 때가 있어요. 10회기 아이를 만나서 열심히 상담하는 것보다, 1~2회 부모를 만나서 부모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더 강력할 때가 많거든요. 그만큼 아동청소년에게 부모의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겠죠.


이처럼 중요하지만, 솔직히 부모상담은 어느 정도 나이나 경력이 차지 않은 이상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고백하자면 저는 24살 때 처음으로 상담을 시작했었는데요, 저를 만나는 부모님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결혼은 했어요? 애는 낳아봤나? 도대체 부모상담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계셨거든요...ㅋㅋ 이해해요, 저 같아도 그럴 거 같아요. 저 역시도 엄마가 되기 전에는 엄마의 삶과 마음을 가히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렇다고 꼭 나이가 차야만이, 부모가 되어야만이 부모상담을 잘할 수 있는 걸까요? 글쎄요,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거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한 발짝 떨어져 아이와 부모를 볼 수 있는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 점을 꼭 기억하고 계셔야 당당하게 부모 상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많이 쓰는 방법 중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요...... "나는 오은영 박사님이다"라고 세뇌하는 방법이에요. 금쪽이 보셨나요..? 오은영 박사님께서 부모에게 처방을 내리실 때의 모습과 말투, 눈빛 자세히 한 번 보시면 어떻게 부모님을 만나야 하는지 감이 오실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따뜻한 공감을 할 땐 아낌없이! 그렇다고 공감만 해서는 시원함은 드릴지 몰라도 도움을 드릴 수가 없어요. 반드시 해야 할 개입에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하여! 그렇게 부모 상담을 진행해야 한답니다.







부모 상담의 과정

1. 공감 : 부모를 협조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 많은 상담자들이 범하는 실수가 바로 부모를 바뀌어야 하는 존재로만 바라본다는 거예요. 내담자 아이를 너무 위하고 사랑하는 나머지.. 동화가 돼버리죠. 아이와 한 편이 되어 부모는 아이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으로 보며 탓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럼 이때부터 부모상담은 상당히 어려워지게 돼요. 내담자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민감합니다. 성공적인 부모상담은 지금의 현상이 부모의 최선이었음을 알아주고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어떤 모습이든 부모는 그 상황에서, 그가 가진 한계치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내신 분들이십니다. 얼마나 존중받아 마땅할까요. 상담자는 개입을 위해 공감적으로 부모의 마음과 상황을 세밀하게 탐색해 나가야 합니다.



2. 문제는 명확하게 전달하기

 - 하지만 공감만 해서는 안 되겠죠? 우리는 내담자의 유익을 위한 상담을 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답니다. 내담자의 문제는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는 부모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건데요. 예를 들어서, 너무 불안이 높은 엄마를 만났다면 불안을 조금씩 다뤄주면서 문제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엄마가 중심을 잘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요. 또는 너무 낙관적인 엄마를 만났다면, 이대로 아이가 컸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심각하지만 단호하게 말씀을 드려야 해요. 이렇게 불편한 이야기를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아요. 하지만 내담자를 위해서 우리는 이 불편함을 기꺼이 견뎌내는 상담자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3.  자문/코칭

 - 문제를 명확하게 전달했다면 그다음은 구체적인 자문과 코칭으로 이어집니다.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상담자도 많은 경험과 지식,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나 추천드리는 방법은 평소에도 내담자에 대한 사례 개념화와 함께, 내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보호자에게 어떻게 협조를 구해야 할지를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자문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내담자의 문제, 해결책 등을 공감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연습을 해보신다면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그리고 내담자의 연령에 맞는 인지, 정서, 언어 등의 발달 단계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 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동청소년은 심리정서도 중요하지만 발달적인 특징도 굉장히 중요해요. 발달에 비추어 아이가 잘 성장해나가고 있는지 등을 잘 살펴보고 전달해야 합니다.








부모상담 시 주의해야 할 점


1. 한계 설정하기

 - 쉽게 말하면 구조화를 하는 것입니다. 부모 상담에서 초보자들이 많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점"이랍니다. 제가 슈비해 드렸던 어떤 선생님은 약속된 시간이 훨씬 넘어 2시간 이상을 밥도 못 드셔 가면서 끝까지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드렸다고 해요. 엄마를 위하고 생각하는 그 마음은 너무 칭찬해 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아요.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은 상담자의 소진 방지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부모에게도 상담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해 드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랍니다!

 만약에 엄마의 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부모상담을 넘어서서 개인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되도록이면 외부 상담을 의뢰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정말 많은 내담자 학생들을 만납니다. 부모까지 볼 수 있는 에너지도 부족할 뿐 아니라, 내 내담자는 또 학생이랍니다. 엄마와 함께 상담하다 보면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억해 주세요, 아이를 위한 부모 상담은 "아이"를 중심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아이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필요할 때 부모의 문제를 살짝 다루는 것이지 너무 부모의 개인적인 문제만을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지시적인 부모 교육의 형태로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공감을 넘어서서 동감으로 부모와 함께 아이를 탓하지 않기

 - 이것도 많이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인데.. 부모의 마음과 힘듦을 공감하는 건 매우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이걸 넘어서서 부모의 마음에 너무 이입된 나머지 아이를 은근히 함께 까내리는 건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엄마의 잘못된 개입에 타당성을 부여할 수도 있고, 또 엄마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답니다. 아시죠.. 내 가족 욕은 내가 해도 남이 하면 기분 나쁜걸요......ㅎㅎ



3. 비밀 보장에 지나치게 신경 쓰면 핵심을 놓칠 수 있음  

 - 비밀 보장 당연히 해야 합니다. 내담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비밀 보장에 너무 매여서 전달해야 할 사항을 전달 못하는 것 역시 문제입니다. 학교에서 부모를 만난다는 건 그만큼 아이의 문제가 어느 정도 이상은 심각하다는 뜻입니다. 반드시 전달해야 할 말들은 잘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초등 고학년 이상이라면 학생과 미리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부모를 만나게 될 것인데 어떤 얘기가 오갈 것인지 상담교사가 예상하는 바를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이때, 절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말이 있는지를 물어보며 내담자의 의견을 묻습니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담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지 않더라도 상담교사의 언어로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세요. 이런 언어적 대화가 힘든 어린 친구라면 놀이치료에서 상담교사가 관찰한 부분들을 엄마에게 잘 전달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절대로 내담자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랍니다. 이점을 기억하시고 최대한 내담자와 조율해가시면서 학부모 상담을 잘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상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자



학교는 대부분 학생들을 중심으로 상담을 합니다. 부모를 만나게 되는 상황은 위기 사안이거나 문제가 좀 더 심각한 경우일 때가 많지요. 물론 부모가 먼저 요청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만요. 만약에 반드시 부모 상담을 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 상당한 부담을 느끼신다면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상담을 진행해 보셔도 좋습니다. 교감, 담임, 학년부장 등 함께 상담을 할 수 있지요. 이렇게 되면 다차원적으로 아이에게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게 됩니다. 담임과 함께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학교생활에 대한 브리핑과 함께 다각도의 정보 전달 가능하단 점에서 장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학부모의 의견을 반드시 물어보고, 부담스러워하시는 경우 1:1 상담을 하시는 것이 좋겠지요?^^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

생각나는 대로 작성해봤는데, 더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내용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부모 상담에서의 일반적인 내용을 작성해 봤는데요, 사실 학부모 상담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정말 많아요. 케바케는 아무래도 슈퍼비전에서 다루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그럼 오늘도 제 글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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