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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하는 쏘쏘엄마 Jun 24. 2022

학교 상담, 전문상담교사(상담자)의 자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왔어요^^ 현직 전문상담교사 쏘쏘엄마입니다!

오늘은 많은 초심 상담교사&상담자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주제 중 하나인 "자문"에 대해 포스팅을 하려고 해요!



상담 선생님!
우리 반에 수업 시간마다
잠을 자는 애가 있어요.
왜 이럴까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혹시 선생님들.. 이런 비슷한 질문받으신 적 없으신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학교 안 나오는", "말을 안 하는", "공격적인" 등등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해 자문 요청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 이럴 때..... 마음에 부담이 되고, 또 난감하지 않으신가요?

(상담사가 모든 걸 알 수 없으니까요^^ 특히나 보지도 않은 아이라면요...............)







자문이 뭐예요?

국어사전 상의 자문"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상담에서의 자문도 "그 방면의 전문가에 대해서 의견을 묻는다"라는 뜻을 갖고 있어요. 상담을 하고 있는 내담자에 대해서, 일반적인 문제 행동에 대해서, 상담 업무 등에 대해서 학교에서 유일한 상담 방면의 전문가인 상담교사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죠. (유일하다는 것에서 부담이 확 느껴지기도 하지요........?ㅎㅎㅎㅎㅎㅎ) 


이렇듯 학교에서 근무하다 보면 자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부모님, 학생과 상담 업무에 대해 궁금한 선생님, 상담교사의 소견이 필요한 외부 기관 등에서 "자문"을 요청할 때가 많습니다.



학교상담에서 자문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실, 학교에 있다 보면 상담보다 더 많이 하게 되는 것이 자문인 것 같기도 해요.  


학교에 상담교사는 단 한 명이다 보니, 상담에 대한 모든 궁금한 것들에 대해 자문을 요청하는 경우가 참 많거든요.


그런데.. 정말 현실적으로 상담을 얼마나 잘하는지 그 자체의 실력보다 "자문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상담교사로서의 나의 전문성을 더 드러낼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자문만 잘해도, 굉장히 도움받았다고 느끼고 학교 상담에 대한 깊은 신뢰가 생기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거든요.


자문은 자연스럽게 상담실 운영과 상담에 있어서 교사와 부모의 협조를 이끌어내기도 하지요. 상담교사를 믿어줘요. 외부 상담 연계 시에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보를 주며 내담자를 위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자문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특히, 초심 상담자에게 자문이란 정말 정말 부담되는 일이랍니다.


저도 학교 발령받고 몇 년간은.. 학생상담보다 자문을 하는 것이 진짜 더 힘들고 진땀 났어요. (자문을 하고 나도 횡설수설한 것 같아서 마음이 찝찝하고, 힘들었답니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긴장되지 않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동안 많이 배우고, 연습한 결과 이제 자문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어요! ㅎㅎ



오늘은 제가 효과적인 자문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적어보도록 할게요.

(제 주관적인 경험과 의견이 아주 많이 반영될 예정입니다!)







1. 핵심 문제 파악! (사례 개념화를 연습하자)  

사람은 입체적인 존재입니다. 딱 잘라서 이렇다, 저렇다고 단정 짓기 힘들어요. 다만 그 사람을 관통하는 아주 큰 핵심 주제/ 성격/ 문제/ 사건은 있기 마련입니다. 자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 이 핵심을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파악하는가 인 것 같아요. 그래야 더 분명하고, 명확하게 자문을 할 수 있거든요. 참 어렵지요...?


그래서 우리는 사례개념화, 즉 내담자의 핵심 문제를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담을 통해, 사례 공부를 통해 사례 개념화를 계속 연습해 나가야 합니다. 꼭 슈퍼비전 형태의 사례 개념화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내담자를 입체적으로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사례 개념화를 위한 질문들 예시)


1) 내담자가 상담을 신청한 이유가 무엇인가?

  (문제의 시작점, 지속기간, 왜 이 시기에 상담에 왔는지 등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2) 내담자는 상담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있나?

2) 이 문제가 어떻게 형성돼 왔나? (가족 배경, 대인관계 등)

3) 문제와 관련해서 내담자가 자신의 세계(자기/타인/관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나?

4) 내담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

5) 상담자는 이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나?

6)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나?

7) 다른 사람들도 상담자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8) 내담자에게는 어떤 자원과 강점이 있을까?

9) 상담자는 상담에 어떻게 접근할 예정인가?  

10) 내담자가 위기 상황에 있다고 판단될만한 근거가 있나? (심리검사, 보고 등)


> 이를 토대로,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정서/행동/인지)를 통합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습니다.  (사례 개념화는 상담하면서 계속 수정할 수 있답니다)


예) 내담자는 00에 대한(예_우울감) 00를(예_무기력감 또는 지체된 행동) 호소하고 있으며, 00한 기대를 갖고 상담에 왔다. 내담자는 00한 부와 00한 모 사이에서 성장해온 것으로 보인다. 가족의 00한 (경험/행동) 등이 내담자에게 00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성장과정 중에서도 00한 영향을 미쳐, 내담자의 문제(역기능적인 대인관계, 인지, 사고, 행동)에 00한 영향을 주었고, 현재도 00 어려움이 드러난다. (필요하다면 심리검사/ 위기 상황 등 넣기) 상담에서는 00을 통해 00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상담을 진행하려고 한다.






2. 각각의 문제행동에 대한 "공통적인 특징"을 묶어서 개념화해 보기
(feat. 끊임없는 공부!)


학교에 있다 보면, 꼭 상담을 하지 않았어도 학생의 문제 행동에 대해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요.  각각의 문제행동 대한 공통적인 특징을 묶어서 개념화해 보는 공부를 해 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개인이 갖고 있는 모든 어려움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공통적으로 묶을 수 있는 핵심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예를 들어서, 선택적 함구증 / 특정 공포증 / 사회공포증 / 공황장애 등 다 각기 다른 어려움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모두 dsm-5에 따르면 "불안장애"의 하위 영역으로 묶이는 불안과 관련된 어려움들이랍니다. 이 어려움들의 핵심은 "불안"을 다뤄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담에서 불안의 문제는 어떻게 접근하고 다뤄줘야 할까요? 이것의 답을 공부하며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곧 자문이 될 수 있겠지요?


이렇게 핵심을 관통하는 특징들을 범주로 묶어 이해해 보고, 그것에 대해서 공부하고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문제든 연결 연결되어 더 빠르게 핵심 파악이 될 거예요. (DSM-5와 관련된 책들/ 성격장애의 정신분석적&인지 행동 접근 치료 등등 책을 구매하셔서 공부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물론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은 개개인의 특징과 상황 등이 모두 다르기에 절대로 일반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불안의 문제라도 다 다른 양상으로 드러나기에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사실! 아는 만큼 응용하기도 쉽겠지요?)





3. 말로 전달하는 연습 (글로 써도 좋음)


내담자 문제를 이해했다면, 그것을 언어(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마치 누군가에게 교육하거나 자문한다고 생각하듯이요. 머릿속으로 만 생각하는 것은 확실히 아는 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직접 말하고, 글로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한번 명확하게 이해가 된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지요! 


가장 효과적인 자문은 길게 여러 말을 하는 것보다, 짧고 명확하게 핵심을 잘 전달하는 것이랍니다. 참 어렵죠...?ㅎㅎㅎ 그러니 말로 표현해 보며 핵심을 짧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연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자문 실력이 엄청 향상되더라고요)






4. 슈퍼비전 (feat. 또래 슈퍼비전)

마지막으로는 슈퍼비전을 적극 활용하시는 방법입니다.


슈퍼비전 자체가 상담에 대해서 스스로 돌아보고, 지도받는 일련의 과정이지요? 슈퍼비전 시간뿐 아니라 슈퍼비전 사례를 준비하는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사례를 개념화하는 방법" , "문제 행동에 대해 공부하는 방법", "그것들을 글과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료 상담교사나 상담자와 함께 또래 슈퍼비전을 주고받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제게도 10년 된 상담교사 동료 두 명이 있어요. 서로에게 엄청난 힘이 되고 있습니다) 내가 슈퍼바이저가 되어 자문을 주는 것을 연습하고, 또 슈퍼 바이지가 되어 자문을 받는 것을 연습할 수도 있지요. 또래기 때문에 평가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도 있어요.


(매번 강조하지만, 슈퍼비전 없이 상담자의 상담이 성장하기란 어렵습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며 아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초심일수록 슈퍼비전이 매우 중요한데, 상담에 대한 잘못된 접근과 방향이 굳어지면 나중에는 바꾸기도 굉장히 힘들어져요...ㅠㅠ 내 고집이 상담과 내담자를 힘들게 할 수도 있지요. 그러니 상담자라면 이론 공부뿐 아니라 꼭꼭 슈퍼비전을 받으시길 권유드립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또 이것만큼 자문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공부하고 늘 수 있는 방법도 없는 것 같아요 ㅎㅎ 경력 10년 차인 제게도 자문은 언제나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주는 것 같아요..ㅋㅋ 초심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러니, 좀 잘 못해도 괜찮아요! 내가 다 잘할 순 없어요! 자문은 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받는 사람도 중요해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또 아무리 잘 말해도 전달이 잘 안 되는 그런 분들도 계세요..................ㅎㅎ 다만 내담자를 잘 도와주기 위해서, 학교 상담에서의 입지를 잘 구축하고 협조를 받기 위해서, 상담자로서의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자문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노력해 보는 것은 참 필요한 것 같아요 :)



오늘도 제 주관적인 경험과 의견이 아주 많이 반영되었답니다. 물론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해요^^ 전 모든 의견에 아주 열려있고, 다른 의견은 제게 또 다른 배움을 주니 편하게 댓글로 의견들을 달아주세요 :) (친절하게요........ㅎㅎ)



오늘도 최전방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내고 계실 우리 선생님들,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


글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하는 쏘쏘엄마가 궁금하신가요? 아래 포스팅을 확인해 주세요 :)

https://blog.naver.com/jesuslovoo7/222544319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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