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겪어보는 황당한 이야기 마흔 방학

by Happyman

드디어 저는 마흔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예전에는 방학이면 늘 기대가 되고 흥분되기 마련일 텐데, 꼭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기대가 되기보다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굉장히 불안하고 떨릴 뿐이다. 왜냐하면 갑자기 실업자 생활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느 누가 실업자 생활을 기대하고 있겠습니까? 저도 갑자기 어쩌다 실업자가 되다 보니 준비한 것은 더더욱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혀 변화지 않는 이 세상이 너무 두렵기만 하다.


나는 사실 나름 멋지게 살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나름 멋진 사람이라고 자화자찬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길 그 길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참 즐겁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때론 한 부모의 3자녀 중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멋진 막내아들이었고, 한 가정을 지켜내는 든든한 가장이기도 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가장 똑똑한 아이들의 아빠이기도 한 그런 사람이었다.


가정에서만 그랬을까? 다니던 학교에서는 늘 모범생이었고 반장 등의 임원 활동도 잘 해낸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대학교 생활 동안에는 리더십 높은 복학생이었고 제법 그 리그에서 공부를 잘 한편이라서 담당 교수님들도 참 좋아해 주셨던 그런 학생이었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이 뛰어나기도 해서 얼굴에 비해 여자분들에게 제법 인기도 많았던 사람이었다.


대학교 생활도 잘하기도 했고 꾸준히 장학생이기도 해서 그런지 120:1의 경쟁에서 당당히 살아난 그런 사람이기도 했다.


회사 생활도 원만하게 잘 해내기도 했지만 더더욱 하고자 하는 일 가운데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어마어마한 성과물을 내는 그런 사람이었다.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었겠습니까? 연차에 맞지 않는 성과물과 함께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제법 받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한참 잘 나갈 때에 앞으로 펼쳐질 것들도 잘 풀릴 줄 알았다. 소소한 어려움은 있을지 모르나, 지금껏 잘 버티고 잘 이겨낸 것처럼 잘 해낼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생각들이 철저히 깨질지 상상도 못 했다.


겨울철에 한번 걸릴 만한 감기 정도로만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마흔의 방학이 지속될지 몰랐습니다. 이렇게 길게 방학이 이루어질지 몰라 얼마나 하루하루 당황스러운 일들이었는지 모른다.


이렇게 잘 나가는 줄 만 알았던 내가, 나름 삶의 정석대로 살았던 내가 어쩌다 실업자의 생활이 어떻게 보면 나의 삶 전체가 바뀌었던 그런 날들이었다.


누구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원망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오로지 나 때문에 일어난 일들 같아서 아무 소리도 못하고 그저 끙끙되기만 할 뿐이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을 할 것이며, 이제 어떻게 살아야 가야만 할지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그래도 어쩌다 시작된 실업자의 생활 ‘마흔 방 학’을 잘 지나가야 할 텐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막막하게만 보이는 그 ‘마흔 방 학’ 길을 혼자서 걸어야 하니 너무 슬프고 외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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