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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May 11. 2021

김 작가의 독서일지

암밍아웃(금정화ㆍ유지현ㆍ이정아ㆍ정수빈지음,아미 북스)

암미 아웃


P17. 그렇게 여행을 간다. 

       아니, 병원을 간다. 그리고 여행을 온 듯 주부가 아닌, 다시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P21. 내가 자주 들르지 못한 곳이 있었다. 내 것이라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모르고 외면하고 있었던 그곳.. 바로 ‘내 마음’이다. 

바쁘게 살다 보면 앞만 보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솔직히 나의 마음을 제대로 들려다 보지 못하는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      


P23. 우리 삶에는 적당한 때가 되어야만 받을 수 있는 인생의 선물들이 있는 것 같다. 너무 조바심 내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주어지는 그 선물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내 삶의 깊이를 더해가야겠다.      


P25. 비를 피하는 동안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스스로 선택할 일이다. 그다음엔 온전히 즐기자.      

암 발생과 치료 기간을 비를 피하는 동안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 시간을 암울하게 살기보다는 즐겨보자는 저자의 마음이 참 위대하게 느껴졌다.      


P37. 내가 남편에게 말해줘야 할 것 같다. "하고 싶은 거 해보고, 가고 싶은 곳 가 보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면서 외로움과 쓸쓸함 잘 견디어 내고 빛나는 꽃중년으로 다시 태어나 “라고..     

우리 아내가 몸이 갑자기 좋지 않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혹여나 아이를 키우면서 병이 날까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렇지 않도록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남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의 마음에 병이 들지 않도록..  

   

P55. 목숨 걸고 ‘나’ 바꾸기

집착하지 않기, 파고들지 않기, 대인관계와 대화 습관 바꾸기, 아이들과 애착 관계 해지하기, 기준 낮추기 

    

P89. 방파제

당신 뒤에서 난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모진 파도일지라도 심술궂은 물 몇 방울 튀길 뿐이었고, 

매운 해풍 일지라도 그저 불만 섞인 웅성거림에 지나지 않았기에

당신 뒤라면 난 무서울 게 없었습니다.      

무심히 도 빨리 지나가 버린 세월에

나는 당신의 상처를 봅니다. 

파도에 깊게 파인 흠

해풍에 깎여나간 처연한 그 뼈대

당신이 견뎌온 인고와 감내의 시간은

어쩌면 내겐 상상하기 데도 벅찬 것이겠지요     

이제 나는 당신의 옆에 서려합니다.

강렬히 몰아치는 파도에도, 

매섭게 불어오는 해풍에도, 

당신이 내 뒤에 몸을 맡길 그날까지

당신의 열에 나는 서렵니다.     

나는 당신의 방파제가 되렵니다.     

-정수빈 님의 아들이 쓴 시-     


P119. 내가 착하게 살아야 아이들에게 좋을 거란 마음으로 나의 욕심을 수시로 내려놓는 중이다. 하지만 종종 나의 내려놓는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다가선다. 그 순간 난 다시 휘청이고, 이 거적으로 변한다.      

내가 암의 어려움을 겪은 사람들의 사정을 다 알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안쓰럽게 바라보려고 하는 나의 시선을 매우 경계한다. 암이라는 큰 어려움 가운데 깊게 느껴지는 저자분들의 이야기에 도리어 내가 감동을 받게 된다. 아팠을 때 경험하는 것들을 알기보다는 먼저 가신 이분들의 이야기로 도리어 나의 삶을 반성해보게 되게 된다. 무엇보다 단단하게 그리고 날을 서며 살았던 나의 삶이 참 후회스럽다. 남은 인생 가운데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살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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