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삶의 끝자락
어느 날은 좋더라도 어느 날은 너무 힘들 정도 우울했다. 어느 날은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그냥 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몰려올 때도 있었다.
7~8년 된 것 같다. 연세가 많기는 하시지만 매우 장수하시며 살고 계셨는데 갑자기 마당에서 넘어지셔서 고관절 수술을 급히 하게 되셨다. 그런데 고령인지라 고관절 수술 회복 속도가 늦어졌고 이런저런 합병증으로 인하여 요양병원에 입소하게 되셨다.
요양병원에 입소하신 지 7~8년이 되어가셨고, 틈틈이 부모님을 모시고 외할머니를 뵈러 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들어 몸이 급격히 좋지 않으셔서 가족 모두가 임종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구질구질한 어느 날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조금은 다급한 목소리였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임종의 소식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셔서 그러신 지 어머니는 그저 담담히 말씀을 하시는 듯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장례식장을 갔다. 침울한 분위기도 분위기였지만 모든 식구들 모두 담담히 장례를 치르셨다.
가족 중 장례가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맞지만 일부러 전하지 않았다. 솔직히 지금 일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지인분들을 부를 자신이 없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그 모습을 보면서, 하늘로 보내드리면서 나 또한 깊은 우울감이 밀려왔다.
“왜 나는 이러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걸까?”
나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초라한 내 모습도 모습이지만 이제야 보니 아무도 없는 그 상황이 더 비참하게 느껴졌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것과 나의 실직이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들과 모든 상황들을 나의 실직과 연결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의 힘든 마음에 다양한 상황들을 덧입여 상황과 나의 마음을 더 최악으로 몰고 가는 듯하였다.
점차 끝자락까지 나를 깊이 구렁텅이로 몰고 갔고,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세상 삶이 그런 듯했다. 내가 힘들어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고, 나만 제일 힘든 것 같고, 나만 최악의 일을 겯고 있다고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힘들면 희망을 찾고 어떻게든 일어서야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정말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한번 힘들어보고 최악의 상황에 놓여보셔라. 희망을 찾아 나아가는 것보다 어떻게 보면 포기해 버리는 것이 더 빠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거라고..
방법이 없다. 한줄기의 빛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최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옴살달짝 못하는 지경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 어떠한 위로가 되겠으며,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