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사람도 괜찮아
예전에는 참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하고자 했던 일들도 참 많았고 그 책임감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온 나는 실업자의 생활이 참 두려웠다. 끝나지 않는 실업자의 생활로 인하여 완전히 뒤처지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옛날 옛적에, 토끼와 거북이가 살고 있었다. 토끼는 매우 빨랐고, 거북이는 매우 느렸다. 어느 날 토끼가 거북이를 느림보라고 놀려대자, 거북이는 자극을 받고 토끼에게 달리기 경주를 제안하였다. 경주를 시작한 토끼는 거북이가 한참 뒤진 것을 보고 안심을 하고 중간에 낮잠을 잔다. 그런데 토끼가 잠을 길게 자자 거북이는 토끼를 지나친다. 잠에서 문득 깬 토끼는 거북이가 자신을 추월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빨리 뛰어가 보지만 결과는 거북이의 승리였다. "천천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이야기다. 이러한 교훈을 통해 우리는 헛된 삶을 살지 않게 노력해야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
사회와 직장은 토끼 같은 사람을 원한다. 빨리빨리하고 성과를 내는 그런 사람을 원한다. 거북이는 이솝우화에만 납득이 되는 이야기이지만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분명 낙오될 것이 뻔한다. 미친 듯이 질주하는 무리 속에서 이탈이 되면 분명 사자 등과 같은 맹수들의 표적이 되고 밥이 된다. 멈추면 죽으니 무조건 달려야만 한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 무리에서 낙오가 되고, 뒤쳐졌으니 사실 걱정과 두려움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막상 낙오가 되고 늦게 되니 내가 상상한 만큼 큰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벌어졌다면 그저 쫄려있던(?) 나의 마음일 뿐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나의 어려움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자기들도 살기 바쁘니 더더욱 나의 삶에 대해 무관심할 수도 있겠지만 상상하고 있던 일들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남게 되는 것은 나뿐이었지만 그로 인하여 좀 더 나를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악화되었던 신체를 발견하여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 건강한 신체로 회복되었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었는데 이제는 그러한 스트레스를 다 내려놓아 편안하게 잠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앞서가는 토끼의 뒷모습을 보면서, 도리어 빠르게만 달려가는 토끼를 안쓰러워하며 잘 되기를,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아음으로 토끼를 축복하고 지지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토끼와 다른 구조를 가진 나를 충분히 이해하게 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좀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채워져 갔고 나의 분명한 길과 사명들을 새롭게 다시 찾는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욕심이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내가 진심으로 욕심을 채워가며 살아왔구나라는 깊은 반성과 함께 겸손하지 못하고 자랑하기 바빴던 나를 발견하면서 나보다 남들을 높여주고 사랑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곧 답은 아니다. 빨리 간다고 이긴 것이 분명 아니다. 느리다고 낙오가 된 것도 분명 아니다. 늦는 사람이라고, 느린 사람이라고 그 사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늦게 감으로써, 느리게 감으로써 잃는 것보다 채워지고 보여지는 것들이 제법 많다. 만약 지금 자신이 늦었다고 실망하지 말아라. 실망으로 시작하여 절망감과 두려움에까지 깊게 빠질 수 있으니 스스로 마음을 재촉하지 말고 늦게 가더라도 내가 좀 더 다듬어지는 기회라고 생각하였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그러한 느림으로 인하여 더 멋진 당신의 모습을 보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