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어쩌다 실업자의 생활

2편. 실업자의 생활 체험기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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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벗어날 수 있겠지?

어쩌다 실업자의 생활이 시작하면서 줄곧 생각나는 것은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잠시 고비가 왔다 하더라도 금방 이겨낼 줄 알았다.

짧은 기간 동안에 금방 일어날 줄 알았다. 나는 그만큼 일어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큰 착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도 겨울이 되면 한 번씩은 감기가 걸리듯 그리고 많은 우리 주변의 영웅들도 한 번은 큰 고비를 겪게 되니 나 또한 그러한 정도의 고비라고 생각하였다.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보면 많은 주인공들이 큰 좋은 결과가 나오기 앞서서 예상치 못한 고비를 맞이하고 그 고비를 잘 넘겨 결국 좋은 결과를 내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나 또한 주인공의 최종 결과만 보게 되었지 주인공이 어떻게 그 고비를 겼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고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좋은 결말만 집중했고 나 또한 그 결말만 생각하며 주인공처럼 멋지게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좋은 결말을 내기 전까지 얼마나 고생하였는지 전혀 상상도 못 한 나로서는 실업자의 생활이 그저 순탄치 않았다.

그저 어렵고 막막했다고 말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더더욱 깊은 웅덩이에 더 깊이 빠져서 도저히 헤어 나올 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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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영웅 탄생에 대한 착각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실업자의 생활의 며칠은 상상도 못 한 일들이어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지내왔다.

그저 며칠간 휴가를 낸 듯 한 기분이랄까?

나는 지금 실업자인데도, 평사시와 다르지 않게 생활을 하였다. 사람들에게도 연락하며 당분간 일을 한다고 연락을 하기도 하고, 몇몇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실업자의 생활이 부끄럽게만 느껴진 것이 아니라 곧 영웅이 될 사람이니 영웅이 되기 전 큰 고비와 어려움이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을 하였다.

“나 곧 영웅이 될 거라서 이러한 어려움이 생긴 거야?!”

나는 사실 영웅이 아닌데, 나름 큰 착각 가운데 살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착각 가운데 살았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첫째 아들은 나의 실업자 생활을 좀 반기는 듯했다. 사실 아들이 조금이나마 상처를 받을까 봐 실업자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며칠간 휴가를 냈다고 핑계를 대거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재택근무를 한다는 핑계를 둘러대기 바빴다.

순진한 우리 아들은 그저 아무렇지 않게 아빠의 말을 믿기만 했다.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도 곧 일어설 것이라는 큰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1달이 지나고 2달 지나고 나니 드디어 나의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하나도 변화지 않는 나의 현실이 원망스럽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영웅은 무슨 개뿔(?)’

크게 착각한 나는 지금의 현실을 깨닫지 못한 채 바보처럼 살았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현실을 이해하고 납득하고자 했던 나름 만들어낸 나의 ‘합리화’는 아닐까 싶다.

한동안 이런 상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점점 힘들어져가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심적으로 무척 힘들어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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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의 생활 체험기

실업자의 생활을 체험하기보다는 지금 나는 실업자 생활을 하고 있다. 체험이었다면 금방 끝날 일이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실업자의 생활이 즐겁지만은 않다.

평소에 5시~6시에 일어나서 책도 보고, 일찍 출근하기도 하였는데 이제 그런 것들을 전혀 할 수 없으니 평소와 다르게 좀 늦게 일어날 생각이었다.

약 14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내가 갑자기 바뀌겠는가?

9시에 일어나겠다고 알람을 전에 설정해놓았는데 벌써 깨버린 나는 전에 설정해 놓은 알람을 꺼놓기 일쑤였다.

억지로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고 몸이 쑤셔오고 힘든 내 상황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좋은 기억을 상상해보려고 했으니 퇴사 전의 많은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생각되고 그들을 향한 분노와 아쉬움 등이 계속 생각이 들었다.

복장도 실업자처럼 입어야 했다. 일부러 예전처럼 챙겨 입지 않아도 되니 집에서 편한 복장, 반바지에 러닝만 입고 있었다. 때론 아들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오면 다른 복장을 입기 바쁘기보다 방 안을 보지 못하도록 급히 문을 닿는 경우가 많았었다.

머리도 안 감아도 된다. 칫솔 짓은 하루에 한 번 하거나 기분에 따라 2일에 한 번씩 하는 경우도 있었다. 평소에는 하루에 1번 목욕도 했었는데, 땀 흘릴 이유가 없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할까 말까 할 정도였다.

거울이 비친 내 모습은 말 그대로 실업자였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실업자가 입는 파란 운동복은 아니어도 딱 봐도 실업자 같은 옷들을 입거나 약간은 지저분하게 살았다.

사람들이 실업자라면 그렇게 살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어쩌다 실업자의 생활을 시작해보니 자연스럽게 실업자 다운 모습으로 변화되는 듯했다.

어느 누구도 상상을 못 했을 거다. 내가 그래도 14년 동안 정장을 입으며 회사생활을 했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멋지게 강의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누구한테 뒤처지는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실업자가 되고 나니 정말 한순간에 무너지더라...

한 순간에 무너지니 내 삶뿐만 아니라 내 마음까지 금방 무너지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실업자인데도 몇 일간은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살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은 며칠뿐이었다. 기본적으로 실업자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보니 굳이 그렇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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