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포기하고 싶은 생각 뿐
양치기 소년 이야기
어느 마을의 양치기 소년이 소리쳤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라 무기 될 만한 것을 들고 헐레벌떡 소년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늑대는 없었다. 소년이 거짓말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소년은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늑대가 나타났다며 거짓 소란을 피웠고 몇 번이나 헛걸음을 한 마을 사람들은 이제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양 떼 앞에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 소년은 다급히 외쳤다.
“늑대가 나타났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꿈쩍하지 않았다. 소년의 거짓말일 게 뻔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늑대는 양들을 모두 잡아먹은 후 사라졌고, 양치기 소년은 그제야 자기의 거짓말을 후회했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
일이 꼬이면 다양한 곳에서 꼬이게 마련인가? 절대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지경까지 다다른 것 같다. 정말 왜 나한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10여 년 동안 일했던 그곳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진한 아쉬움과 함께 꼭 내치는 듯 한 기분이 많이 들어 어디든 가야만 했다. 가능하다면 더 좋은 곳으로 가서 통쾌하게 복수도 하고 싶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제법 많은 걱정의 소리를 들었다. 더더욱 나를 안타깝게 생각을 하였다. 처음으로 느끼는 큰 물살에 혹여나 크게 넘어질까 걱정이 되셨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나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경력도 나름 재능도 뛰어나다고 생각했는지 늦지만 어디든 좀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혹여나 걱정되어서 전화를 하셨던 분들에게는 곧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도리어 말씀을 드렸다. 특별히 가족들과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까지 걱정하지 말고 조만간 정말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곤 하였다.
내 생각과 딱 맞았다. 그렇게 흘러갈 줄 알았다.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 주변 지인으로부터 저를 생각하셨는지 좀 더 나은 자리를 소개해주셨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기존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자리일뿐더러 지금보다 훨씬 더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10여 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일했으나 내 위치에 맞는 월급을 받지를 못했다. 좀 더 받는 월급보다는 내가 하고자 하는 사명을 조금이나마 완성시켜야 한다는 생각과 책임감 때문인지 월급은 그렇게 신경 쓰며 살지 않았다.
‘때가 되었을 때 좀 더 나아지겠지!’
정말 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 모든 상황들을 살펴보았을 때 확실히 갈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가고자 했던 법인에서 운영하고 있는 그 시설을 포기하게 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못 갔다. 가고 싶어도 가지를 못했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형제들 그리고 식구들 등등..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갈 수 있다고 못을 박아 났는데, 갑자기 바뀐 이 상황 때문에 제법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사직을 하게 되고 다른 직장을 가게 되었다. 기존 다니던 회사와 다르게 법인에서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곳까지 오게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나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곳이었는데,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과 어처구니없는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직장인 괴롭힘으로 인하여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3개월 만에 사직서를 낼 수밖에 없었다.
오랜 고생 끝에 간 직장생활이라 주변에서 많이 기대를 했었는데 3개월 만에 그만두는 바람에 특히 가족분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갈 곳은 있는 거니?”
그렇게 시작한 것이 나의 실업자 생활이었다.
어떻게든 실업자 생활을 벗어나고자 다른 취직 자리를 찾곤 했다. 지금의 경력을 가지고 빠른 시일 내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실업자의 생활이 길게 가지 않을 것이고 도리어 짧은 기간 안에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주변 분들에게도 그렇게 말씀드렸다.
“저 갈 수 있는 데 있으니까요 걱정 마세요!”
시간이 제법 흘렀다. 실업자의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정말 모를 것이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으니까...
주변의 지인 분들도 제법 많이 걱정을 하셨던 것 같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취업이 되지 이 상황에서 많은 곳을 연결해 주시기에 노력해 주셨다.
나 또한 하루빨리 실업자의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취업 전선에 바로 뛰쳐 들어갔다.
그러나 어느새 높아져버린 취업 전선으로 인하여 직급을 한층 더 낮춰가는 등의 노력을 다했다. 기존 사무국장이었다면 새롭게 가는 곳은 때론 과장으로 때론 팀장으로 취업의 문을 두들겼다.
가족들에게 특히 걱정을 많이 하셔서, 취업이 곧 될 거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였다. 주변 지인 분들이 직접 전화를 해서 연결해주려고 하는 것은 안 되는 곳을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해봐도 된다고 생각하였다.
내가 너무 기대를 해서 그런지 제법 이력서를 내는 곳곳마다 다 떨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처음엔 가족들에게 정말 자신 있게 합격될 거라고 이야기를 했고 거의 확정적이라고 말했건만 결국 불합격되어 가족들이 제법 많이 실망을 하게 되었다.
나만 힘들어지는 것도 모자라 가족들 모두 나와 함께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었다.
새로운 직장에 원서를 넣고 자신 있는 말투로 합격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게 되면 대부분 예전과 다르게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저 “그래?”라고만 할 뿐이었다.
한 번이 아니었다. 제법 많이 이러한 일들이 벌어졌다. 한두 번이면 모르겠지만 계속 이런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나는 처절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가족들에게 어쩌다 “양치기 소녀”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합격 정도에 따라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것이 옳은데 사실 나는 예전과 다른 내 모습에 혹여나 실망을 할까 봐 그리고 남들에게 못난 내 모습을 정말 보기 싫어서였다.
그리고 높아지고 높아진 나의 콧대로 인하여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이런 일들을 납득하거나 이해할 수 없었고 이런저런 방법과 말로 나의 허점을 남들에게 절대 비치고 싶지 않았다.
“나의 못난 모습을 절대 보여 주고 싶지 않다! “
광야를 지나며①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광야 광야에 서 있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광야 광야에 서 있네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광야 광야에 서 있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광야 광야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나를 더 정결케 하시려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곳 광야 광야에 서 있네
내 자아가 산산이 깨지고 높아지려 했던 내 꿈도
주님 앞에 내려놓고 오직 주님 뜻만 이루어지기를
나를 통해 주님만 드러나시기를 광야를 지나며
(광야를 지나며-히즈 윌(Feat 김동욱))
광야의 길이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사실 광야의 길을 걷고 싶지 않았다.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고 굳이 광야 같은 어려운 길을 지나가고 싶지 않았다.
“광야의 길이 너에게 축복의 길이 될 거야?”
쓸데없는 소리인 줄만 알았다.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하는 그들이 참 싫었고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잘 가도록 축복하기는커녕 저주를 내리는 그들이 싫었다.
이렇게 생각했던 내가 광야의 길 중심에 서있다. 아무것도 없는 휑한 이 곳에 홀로 남겨진 것은 오로지 나뿐이었다. 그 많던 사람들도 어디로 간 것이며, 나는 여기에 왜 서있는 것일까?
‘너 거기서 죽어버려’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렇게 화려하게 살았던 자가 이렇게 처절하게 무너졌으니 그냥 죽는 게 훨씬 빠르겠다며 나에게 속사 기는 듯했다.
어두움은 점점 짙어진다. 앞이 보이지 않아 너무 두렵고 무섭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 있다 보니 외로움이 밀려온다.
어디에 가서 쉬고 싶고 기대고 싶은데 그것조차 하나도 없다.
이러다가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도와달라고 밤낮없이 부르짖지만 내 목소리만 들릴 뿐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라는 생각에 잠시 일어나 보지만 혼자 남겨진 이 곳에서 다시 주저앉는다.
‘외롭다. 힘들다. 슬프다. 두렵다. 고독하다. 춥다.’
‘정말 끝은 있는 걸까? 이 곳에서 벗어날 수는 있는 걸까?’
작은 불빛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보고 찾을 법 한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둡기만 하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옴싹달싹한 나의 모습이 참 초라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분에게 울며 소리를 질러본다.
“왜 나를 이러한 힘든 광야에 서있게 하시나요?”
내 목소리를 듣고 계시는 걸까? 아무런 음성이 들려오지 않는다.
퇴사의 추억_내가 퇴사한 이유
나는 지금까지 3번의 퇴사를 하였다. 자주 퇴사를 하는 것은 나중에라도 좋지 않기에 웬만하면 퇴사를 하지 않고자 노력하였다.
첫 번째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인정받고 있었고 한 참 열심히 할 때였을 시기였는데 내 고향에서 사회복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첫 번째의 퇴사를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봐도 처음 직장이었던 그곳도 그렇게 편치 않는 회사였다.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정체되어있던 회사였다. 더더욱 정체된 느낌이 강하여서 그런지 도리어 열심을 다하고자 하는 직원들은 도리어 적응하지 못하였고 부서장들조차도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열의보다는 지금까지 해 온 거 잘 유지만 해오려는 그런 모습이었다.
두 번째는 결국 다른 곳으로 도전하는 차원에서 퇴사를 했지만 결국 희생만 요구하고 적절한 대우를 하지 못하는 그런 곳이었기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직원들을 도리어 경계하고 힘들게 하거나, 성장하기보다는 정체된 분위기가 내가 퇴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세 번째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을 인정하는 것보다 무시하거나 직 누르는 그러한 조직 문화가 날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인권 존중 조차 없었던 조직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다.
사직서에는 일신 사유로 퇴사를 한다고 적혀있지만 알게 모르게 상처 받은 많은 일들로 인해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원망했던 회사에서, 전혀 바뀌지 않는 부당한 회사에서 나 또한 그런 사람으로 살았다. 때론 퇴사한 직원들 입장에서는 내가 가해자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퇴사 학교(장수한 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에서는 회사생활이 힘든 7가지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① 적성: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② 성장: 회사에서 배우는 게 없다.
③ 시간: 야근에 절어 있다.
④ 관계: 사람이 힘들다.
⑤ 공허: 아무리 노력해도 허무하다.
⑥ 안주: 회사 안에서 정체된다.
⑦ 문화: 군대식 문화가 괴롭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정적으로 퇴사를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 같다. 나 또한 다는 아니겠지만 7가지의 이유들이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친 듯하다. 어떻게 보면 미리 알았더라면 이러한 이유들을 잘 통제하고 잘 조절하면 퇴사까지 이루지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들기는 하지만 하여튼 퇴사에 대한 분명한 이유는 있는 듯하다.
3번의 퇴사를 갑작스럽게 하게 되면서 나의 솔직한 퇴사의 이유를 한번 정리해보았다.
① 나는 주어진 일을 내 일처럼 최선을 다해왔다. 아침 7시 30분 출근으로 시작하여 자주 야근을 하면서 까지 최선을 다했다. 나의 시간은 최대 줄이고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고 완성시켜 나가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에 따라서 많은 성과를 내기도 하였지만 나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허함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내도 주변으로부터의 반응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도리어 나를 더욱 경계하고 질투를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희생하고 고생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할 뿐 나를 도리어 힘들게 하거나 못하게 하는 그러한 반응들로 인해 나는 더더욱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② 내 삶에서 가장 힘든 것이지만 자기 사람이 아니면 도리어 경계하며 힘들게 하는 괴롭힘 때문에 나는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잘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도와주기보다는 혹여나 자기한테 피해가 올까 싶어 심한 경계심이 있었다. 더더욱 상사로부터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고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직장 내 괴롭힘은 퇴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삶 전체를 한꺼번에 힘들게 만드는 것이었다.
③ 희생만 요구하고 적절한 인정과 대우가 없어서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때론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만 치부해버리는 바람에 회사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그 열정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보다 도리어 이용해 먹는 그러한 상황들이 너무 싫었다.
④ 정체되어가고 성장하지 않는 회사에서 더더욱 일을 할 수 없었다. 기존 해왔던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실행하기를 원하다 보니 스스로 정체된 느낌 이상으로 보다 신나게 일을 할 수 없었다.
회사가 성장하면 개인 또한 성장하기 마련일 텐데 회사가 정체되어가다 보니 스스로도 정체되거나 점차 약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느 때는 도리어 하고자 하는데도 말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혀 경험이 없던 그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직원을 코칭하기보다는 도리어 할 수 없도록 말리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다.
⑤ 모든 것들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에 맞는 적절함 채움이 없었다. 그저 희생만 요구를 하다 보니 점차 소진이 발생하였고, 소진 정도가 점차 악화될 뿐이었다. 그러나 버티고 버티려고 노력하였으나 나도 모르게 마음과 신체에 이상이 왔다. 간수치가 높아지고 허리디스크가 발생하여 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고, 우울하여 우울 약을 먹게 되고, 잠을 이루지 못해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먹게 될 정도였다. 때로는 헛구역질을 하게 되고, 머리가 너무 아파 일하는 도중 병원에 입원하여 주사를 맞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러다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점점 상처가 깊어져만 가는데, 곪아 떠지기 일보 직전인데 그저 나에 희생만 요구할 뿐이었다.
⑥ 나는 더 이상 이용당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미래’에 저당 잡혀 희생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인정’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중’이었다. 그런데 희생만 원했지 적절한 존중은 없었다.
포기하고 싶은 삶을 선택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
뼈를 녹여내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 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기 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할 사이가 없었다
하늘 복판에 알 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 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 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 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가 위인들
(삶과 죽음 / 윤동주)
실직자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세 번째로 밀려오는 것은 포기였다. 하나의 포기가 아니라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계속적으로 어려움이 밀려오고 두려움이 점점 강해짐에 따라서 모든 것들을 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저 간단히 나만 없으면 끝날 일인 것 같았고, 하루 빨리 모든 것이 다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컸다. 죽음이라는 생각 절대 해보지 않았던 내가 끝까지 몰리다보니 나 또한 그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느 날 밤 평상시와 다름없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에 무서운 생각들이 들기 시작했다.
‘죽어볼까? 죽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겠지?’ 그런 생각이 가득했던 것 같다. 어두운 밤이기도 하고 극단적인 생각에 몰리다보니 너무 무섭기도 하였고 소름이 끼치기 시작하였다.
너무 무서운 밤을 도저히 지낼 수가 없어서 거실에서 아이와 자는 아내를 깨우려고 나갔다. 그런데 너무 피곤해하고 깊이 잠이 든 아내와 아이들을 보게 되니 도저히 아내를 깨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바로 옷을 챙겨 입고 평소 다니던 교회를 가게 되었다. 시간대가 새벽예배를 할 시간이어서 교회 새벽예배를 드리러 밖에 나오게 되었다.
죽을 것 같다고 두려움 때문인지 새벽예배 시간 내내 집중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펑펑 쏟아지는 눈물과 벅차오르는 감정 때문에 그저 조용히 입을 가린 채 흐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런 기도도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해주세요! 도와주세요! 라고 기도를 할 법한데도 아무런 기도도 할 수 없었고 눈물만 펑펑 흘린체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바닥은 눈물로 가득 찼고, 먼 산만 바라볼 뿐이었다.
원망보다는 그저 포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았다. 이유가 분명히 있어 이러한 고난의 길, 고통스러운 길을 걷는 거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상황이 그저 힘들기만 했다.
‘그분만은 나의 사정과 상황을 알고 계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