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 대하여
경기도 외곽이었다.
식당가 근처에 자리한 대형 베이커리 카페, 주말이면 가족 단위 손님들로 북적이는 그런 곳이었다.
종업원이 다가왔다. 주문을 받긴 했다. 말을 끊긴 했지만 무례하다고 단정 짓기엔 애매했다.
바쁘다는 걸 온몸으로 표현했지만 그게 불친절이냐고 물으면 딱 잘라 말하기도 어려웠다.
그냥 뭔가 있었다. 우리를 향한 온도 같은 것.
아내와 눈이 마주쳤다.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둘 다 느꼈다.
부모님은 전혀 몰랐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아내와 또 눈빛을 주고받았다.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설명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어머니와 다툼이 있을 때마다 돌아오는 말이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았다고 하면, 돌아오는 건 항상 같았다. 예민하다는 말.
그 말 한마디면 모든 게 정리됐다. 상처받은 쪽이 문제인 사람이 됐다.
집안 분위기가 이상해지면 그건 늘 예민한 쪽 탓이었다.
오래 그 말을 들으며 자랐더니 어느 순간 스스로도 믿게 됐다.
아내도 다르지 않았다.
처제와 다툼이 생길 때마다 장모님은 아내에게 말했다.
네가 예민해서 그렇다고. 아내도 오래 그 말을 들으며 자랐다.
아내도 스스로를 집 안의 골칫덩어리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그런 둘이 만났다.
딱히 어떤 순간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연애를 하면서 서서히였다.
같은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같은 말에 상처받고, 같은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그 말을 쓰지 않기로 했다.
굳이 어느 날을 기억하지 않아도 됐다.
서로가 서로에게 예민하다는 말 대신 그냥 인정하기로 했다.
조금 더 선명하게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그게 잘못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