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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바뀌지 않는 도시재생의 잣대

2019년 1월 30일 제주일보

by 너구리

도시재생센터를 방문하는 분들은 지역의 재생사업에 관심이 많아 무언가를 함께 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지만 센터의 실체파악을 위해 찾는 분들도 종종 있다. 이외에 집 구매자나 건물주로서 도시재생 사업을 하면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는가를 확인하고픈 경우되 꽤 된다. 건물과 주택의 가격 상승을 위해 도시재생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해서다. 다른 한가지 본인들의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센터에서 어떤 자금을 지원하는지 내역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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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에도 정주환경 개선의 경우나 공유공간 조성을 위해 사유재산을 활용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그 자금은 지역 공통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전제는 변함이 없다. 사업이 개인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의 필요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중요한 본질중 하나라고 판단되는 지점이다.


최근 도시재생사업이 또 다시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다. 현직 국회의원이 도시재생 사업지인 목포의 구도심에 주택을 여러채 구매해 투기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온 언론이 난리다. 도시재생사업을 이용해 투자수익을 얻었다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지역을 살리고 본인이 오랫동안 모아두었던 나전칠기 박물관을 세우려는 순수한 의도라는 점에서 여전히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세운상가 일대 활성화사업 역시 서울 도시재생과 재개발의 이해관계로 한참 갈등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정책으로, 5년간 투자비가 50조에 달한다거나 매년 약100곳의 도시재생뉴딜사업지가 선정된다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 도시재생이 재개발의 유행을 교체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일반적인 사업이 되어 가지만 문제는 모든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다.


재생사업의 한 담당자로서 재생이 지역적 필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전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투자수익으로 평가받는 기존의 관점에는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인 도시재생사업 확산과 소위 우수마발이 도시재생이라는 말을 습관처럼 사용하면서 어느정도 재생의 의도나 사업의 방향을 조금씩 인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됐었다. 하지만 어느날 주민모임의 일원이나 대표라는 직함이 감투로 여기고 국토부와 지자체 등의 정책을 다 이해한다며 결국 결론은 자신의 이익실현을 강조하는 분들부터 현재 주택매입으로 얼마의 시세차익이 남았다는 주장, 그리고 도시재생의 최고 선도지역일 수 밖에 없는 서울 세운상가기 재개발 사업의 이윤추구로 지역자산이 위기에 처하는 사태까지 도시재생의 이름하에 아직도 재개발과 부동산투기의 관점은 전혀 변함없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지역에서 어떤 사업이 필요해서 이루어지는지 끊임없이 도지재생을 이야기하지만 그 잣대가 결국 부동산개발과 시세차익이라는 기존 관점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씁슬함을 지울 수 없다.


오늘도 도시재생은 성과부족과 다양한 관점의 차이로 많은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그 기준이 부동산투자나 시세차익이어서는 안된다. 평생 한번도 재생사업의 속내를 깊히 살펴보지도 않았으면서 도시재생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순간 스스로 전문가로 행세하는 어이없는 자기포장이 횡행한다. 자신의 요구와 비판에 토를 달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 잣대를 재개발 사업처럼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나타나는 숫자로만 평가하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지역의 가치는 부동산가격의 변화로 평가할 수는 없다. 이미 그 폐해는 온 사회가 다 겪고 있는 중이다.각자의 인생이 얼마짜리 인생인지 값을 매기지 못하듯 각 재생사업은 부동산 가치와 시세차익으로 결과를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재 근/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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