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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 Aug 13. 2016

제주,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다

코딩 교육을 통해 미래산업의 주도권 잡는다

어느 날 제주도정에 대한 뜻밖의 기사가 나왔다.     

학습에 관한 한 남다른 능력을 가진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번에는 컴퓨터 코딩 교육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알파고 이후 현실세계에서 우리의 선택 폭은 단순하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세대의 물결을 어떻게든 받아들여 활용방법을 찾던가 아님 이를 외면하고 아날로그적 삶을 택하는 방법이다. 물론 두 가지를 다 택하는 것도 개인적인 선택이다. 

4차 혁명시대 적극 대응 선택     

원 지사의 코딩 교육에 대한 선택은 제주도가 전자의 방법을 택했다는 메시지다.  언젠가 닥쳐올 극적인 미래가  멀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선택이다. 그 시작이 원 지사 자신의 코딩 교육 체험이다.  원 지사는 이후 일주일 가량 프로그래밍에 대한 집중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기계가 두뇌를 대체하는 4차 혁명시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문제를 국가과제로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원 지사가 코딩 교육을 받으며 꺼내 든 말이다.    

원 지사는 평소 여러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일자리가 몇 백만 개씩 없어진다고 한다”라고 우려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인재양성에 나서야 한다”라고 주장해왔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스마트폰의 수많은 앱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오바마와 스티브 잡스가 왜 코딩을 꼭 배워야 한다고 말했는지 궁금해서 직접 알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선 6기 후반기 주요 추진사업될 것

원 지사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주목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창의력과 논리력을 키우기 위한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제주가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다. 민선 6기 후반기의 주요 추진 사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컴퓨터적 사고능력 키우는 것이 핵심

코딩 교육은 단순히 아이들이나 청소년에게 컴퓨터를 이해시키는 교육이 아니다. 코딩 교육의 핵심은 컴퓨터적 사고능력을 키우자는데 있다. 아직까지 정의나 방식에 있어 논란이 있지만 그 핵심은 추상화와 자동화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실생활에서 닥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복잡한 현실세계의 문제를 추상화해서 단순화하고 기호화해서 이를 다시 자동화된 코드로 풀어내 현실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향후 인간끼리의 대화가 아니라 인공지능과의 대화 혹은 사물과의 소통이라는, 아날로그형 인간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현실이 눈앞에 다가온 것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다. 그들 혹은 그것들과의 대화를 위한 소양교육으로 코딩 교육이 위치한다. 필요할 경우 인공지능이나 사물을 제어하거나 적절한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 요지다. 


코딩 교육은 전 세계적 현상

새로운 세상을 대비한 언어교육은 한국적인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자 불가피한 요소다. 정부는 물론 IT 대기업도 이 같은 흐름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막 시작된 걸음걸이를 제주도에서 주도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현실성 없는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시티나 전기차, 카본프리 2030 등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픈 제주도정의 입장에서 보면 도전해볼 만한 시도다. 전 세계적으로 약간의 선도적인 지역은 있으나 절대적인 강자가 채 형성되기 전 선도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전체적으로 한국에 만연해 있는 하드웨어적 사고를 소프트웨어 사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주요 국가들은 이미 어린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했다.      


미국은 2011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했다. 지난 1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소프트웨어 교육에  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모두를 위한 컴퓨터과학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2020년에 이르면 미국 내에서도 코딩 관련 일자리가 100만 명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놓고 있다.

      

영국은 2014년부터 정책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5세 때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했다. 초등학생들에게 디자인 의무교육을 시행한 데 이어 소프트웨어 의무교육도 도입한 것.     


이밖에 유럽의 독일, 핀란드, 에스토니아, 불가리아 등에서도 몇 년 전부터 코딩 교육을 진행 중이다. 다만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는 않다고 한다.  캐나다, 홍콩, 일본 역시 정부가 코딩 교육을 시작하겠다고 발표를 하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들에 비하면 한국은 조금 빠른 편이다.      


한국 코딩 교육 2015년부터 본격화

전 세계에 손꼽히는 IT강국임을 자부하는 한국의 코딩 교육은 2015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소프트웨어 선도학교 60개가 선정되어 운영 중이다. 이 숫자는 올해 900개, 내년에는 20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8년부터는 초중등 일부 학년에서 정규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모든 학년으로 확대된다. 

    

문제는 이 같은 계획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흐름을 주도할 만한 철학과 실무적인 내용을 함께 가르칠 수 있는 교사나 강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최근까지 교육대 학내의 컴퓨터 교육학과 인원수나 학과수는 계속 감소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정부에서 코딩 교육 강화에 나서려 하니 코딩 교육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     


기존에 코딩 교육을 해왔고 할 수 있는 교사는 전국적으로 50여 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붐이 일고 있는 민간영역에서도 실제로 코딩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는 100명도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도내 교육환경 정립에 우선 집중

이같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막 시작된 코딩 교육의 한 복판에 제주도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주도는 올해 코딩 교육 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도내의 분위기를 띄우고 본격적인 도내의 교육환경을 정립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를 학교 정규과정으로 편입시키다 보면 준비와 정착을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도와 교육청이 힘을 함해 저변 확대를 강화하고 내년부터는 민간기업들과 함께 교육프로그램, 교사 양성, 자격증 등을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올해 3가지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집중한다. 초 중등 수준별 프로그램 개발, 세미나 및 워크숍 개최를 통한 저변 확대, 찾아가는 코딩 교육의 3가지 집중과제를 수행한다.     



올해는 일단 활성화하는데 집중하고 진행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아 전문가들과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올해 계획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면 내년부터는 지속적인 교육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로는 자기주도학습센터에 운영 프로그램을 덧붙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단기간 운영되는 일주일 프로그램은 물론 한 달, 한 학기 등은 물론 수준별 교육도 이루어진다.


교육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 등 자칫 국내 표준에만 국한되어 진행되는 단계를 넘어 국제표준과 연결되는 교육체계를 갖춤으로써 장기적으로 인재들의 국제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자격 갖춰진 민간기업과 협력 불가피

특히 코딩 교육이 단순한 기능을 가르치는 이상의 것이 되기 위해 미래의 변화와 이에 대응한 직업군의 변화 등 직업체험과의 연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사 양성 프로그램의 적극 운영도 예정되어 있다.  특히 실제로 디지털 노매드 등 제주에 모이기 시작하는 IT 전문인력을 활동 근거지뿐 아니라 제주를 전국적인 코딩 교육의 교사를 양성하는 메카로 삼겠다는 구상이 깔려있다.  여러모로 자격이 갖춰진 민간기업과 협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에 들어섰지만 제주도가 코딩 교육이라는 디지털 시대의 미래인재 양성의 중심지 역할을 하겠다는 움직임이 막 출발했다. 어쩌면 인공지능 시대 혹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주도가 미래의 새로운 직업이나 산업을 선택하는 적극적인 교두보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  
 

10년 후 미래산업 코징교육과 직접 연관

최근 최고기업 삼성전자 역시 자신들의 "소프트웨어 인력 1%만이 구글에 입사할 수준" 이라며 통렬한 반성과 함께 소프트웨어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최고기업 조차 인정하고 있다.

이쯤에서 2000여 명의 미래학자들이 세계 미래회의에서 2006년에 이어 2016년 밝힌 10년 후 미래산업 순위를 통해 미래의 신산업의 방향을 보도록 하자. 


학자들이 제시한 10년 후 미래산업 1위는 바이오, 나노, 디지털 모바일, 인지공학, 로봇산업, 인공두뇌, 환경공학이 꼽였다. 바이오와 환경공학을 제외하고는 코딩 교육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 산업군들이다.      

학자들이 예측한 2020~2030년에 뜨는 신직업과 신직종을 보면 이 역시 명확해진다. 생소한 직업군도 있지만 이중 4차 산업혁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보이는 직업군이 대부분이다. 직업군 30위안에 4차 산업혁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보이는 것만 10개다. 


이들이 제시한 신직업/신직종들은 자동시스템 모니터 전문가(Automated Systems Monitor, 2위), 기계제품 디지 안 융합 엔지니어(Mechatronical engineer, 8위), 가상현실 디자인 설계사(Vertical Reality designer,10위), 아바타 디자인 보안 컨설턴트(Avatar design-secutiry consultant, 11위), 로봇 정밀수술, 개인 건강관리 로봇 기술자(Personal bot mechanic, 12위), 로봇이나 웨어러블 로봇 관리 엔지니어(Powered exoskeleton engineer, 13위), 온라인 사이버교육 중개인(Online cyber education broker, 19위), 3D 프린팅 건설 기술자(3D printing construction worker, 26위), AI장착 로봇, 무인차 조종사(Artificial Intelligence Robot, car controller, 27위), 로봇 매뉴얼(Robot manual) 개발자(29위)등이다. 

가히 4차 산업혁명이 전 산업과 직업을 점령할 기세를 예측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예측이 정확히 들어맞을 리는 없겠지만 그 틀에서는 비슷할 것이다. 코딩 교육의 미래를 보여주는 셈이다.     

스마트시티, 카본프리 아일랜드와 함께 미래의 제주도는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도약이 가능한 화살의 시위를 막 놓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제주 도정 잡지 '제주' 2016년 여름호 게재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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