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을 준비하는 자세

한국과 프랑스, 정년 후의 태도

by Juhjuh

건강하게 산다는건 무엇일까.

정년이 다가와도 최고의 위치에서 돈을 벌고, 퇴직을 하고, 매달 나오는 연금에 재정적 걱정을 하지 않고.

행복해보여야 하는데, 왜 그렇지가 않지?

나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 것, 내가 하는 일 만이 나의 정체성일 뿐 아니라, 내 삶의 모든 순간이 나와 세상을 연결해줄 그런 삶. 그런 삶이 우리에겐 필요한 것 같다.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은, 쓰임 받고 싶다는 것, 연결되고 싶다는 것, 존재로 인정 받고 싶다는 것 이랑 같은 말 같다.


2010년, 처음 프랑스에 도착했을 때, 길과 도로를 다 마비시킬만큼 큰 집회가 있었다. 정년시기를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려서부터 "ooo 교육감 때문에 정년이 62세에서 60세로 줄었어. 나쁜놈."이라는 얘기를 줄곧 듣고 지냈으니까. 그래서 정년이 일러진 것은 나쁜 것이라 늘 생각했다. 재정적 어려움이라고만 생각했다. 나이가 들고보니, 그것은 돈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결국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상실이었다.


퇴직을 한 아빠. 연금이라는 두둑한 보장이 있어도 그의 일상이 즐거워보이지는 않는다. 열정없는 삶. 기대없는 삶. 나는 그렇게 지내는 아빠를 보며 두렵고 마음이 무겁다.


올해 정년을 2년 남기고 명예퇴직을 프랑스 선생님을 보면서 아빠가 더 생각난다. 명퇴 이후의 삶에 대해 흥분해있는 그의 모습이 또렷하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대학원을 다닐꺼야. 히브리어도 배우고, 이투아니어도 배울거야. 마스터클래스도 많고, 공연도 많이 계획하고 있어." 나는 그가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하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는 것도 같아.


어떤 노후, 어떤 인생관을 가져야 할까


나이듦, 내게도 곧 찾아오겠지. 세상에 너보다 잘난 애들이 많아. 그동안 너가 젊어서 썼지 뭐. 이젠 자리를 비켜줄 때도 되지 않았니? 하는 소리들이 들려올지도 모르지.


그런데, 내가 선택할 수도 있잖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나이듦에서 오는 여유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람들에게 찾아갈 수 있는 여유. 기대해볼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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