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더라니

내일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하랬는데.

by Juhjuh


어제 무엇을 잘못 마셨는가. 결국 나는 잠들지 못하고 두시까지 있다가 최면을 극적으로 성공해 잠들었다. 그토록 혼자 가기 싫었던 수업에 G가 반주로 함께 와준다 해서, 그래서 아침일찍 수업전에 연습하자해서 그래서 일찍이 연습실 잡으러 일어났는데, 버스를 타고 가는데 G가 통보했다. "미안, 문제가 생겨서 오늘 못갈거 같아."

어제 일기장에 'G는 갑작스런 나의 부탁에도 ok하는 훌륭함을 교훈으로 삼아야지'라고 적었는데, 기대후 더 큰 실망. 덕분에 피할수없는 솔로 수업을 받게되었다. 연습실을 빌리고, 천천히 곡을 연습하고, 어떻게 하면 이 단순한 멜로디가 단순하게 들리지 않을수 있는지 나의 선생 B에게 물으려던 참이었다.

수업에 도착하고, 그동안 연주가 어땠는지 묻고, 올해 시험을 보고 학위를 받을것이라는 그의 질문과 함께 대화가 길어졌다. 그는 쉼이 필요하다며 커피를 한잔 했고, 담배를 한대 태웠고, 다시 교실로 돌아와 대화로 수업을 마쳤다. 바이올린 소리를 안낸것이 아쉬운것은 절대 아니다. 덕분에 그의 조언도 얻었고, 나름의 내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그동안 내가 오디션에서 실패한 이유도 찾았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준 자료가, 그가 연결해준 JC와의 만남이 내 생각을 구체화해주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른다. 지난주 그와 함께 연주를 했던 내 친구 Y가 "주가 너 수업 좋대"라고 한 것이 통했..나..보다.. 근데 동시에 왜이리 찝찝하지.

내가 그동안 내려온 결론은, 앙상블에 들어가려면( = 연주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아주 좋은 실력과 좋은 인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때문에 C학교에 들어가야한다고, 석사는 이미 기간이 지났고, 또 나는 석사가 있으니 박사 지원으로 결론을 내린것이다. 내 의견에 그의 대답은, 앙상블에 들어가려고, 연주로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super star가 될 필요는 없고, 너는 이미 충분히 실력을 갖추고 있어.그런데 내가 올해 느낀것은 너와의 수업에서 어떤 곡도 끝까지 제대로 끝난게 없었어. 매주 곡을 바꿨고, 완성하지 않았잖아. 그런 상태로 오디션에 가면 성공할 수 없지. 평소에 흐릿흐릿해도 자기 곡 하나 잘 준비해 둔 애는, 오디션에 성공해. 그리고 박사를 한다고 해서 앙상블에, 인맥에, 연주를 더 할 수 있는것은 아니야. 박사는 연구.. 어쩌구저쩌구.

결국 그를 설득한 것은 나였던 것 같다. 그래, 너 말이 맞다. 제대로 끝낸 곡이 없었지. 매번 새로운 오디션이 있어서 때에 맞게 준비해야했거든. 근데 그러면서 깨달았지. 내 스스로 단단해져야하고, 끝까지 제대로 파야한다는 것을. 어쨌든 이미 석사 지원 시기도 지났고, 나는 여기서 더 좋은 연결망을 얻기는 어려우니, 박사 과정을 밟아보련다. 그 학위면 한국에 가게된다 했을때도 좋은 디플롬 아니겠냐. 이 박사과정은 논문만 하는게 아니라 좋은 연주자 과정이 포함된 것이다. 끝내겠다고 덤비는게 아니라, 시작해보겠다는 것이다. 내가 기말시험 곡을 잘 준비하고, 그곡이 내 박사 오디션이 되고, 또 어떤 오디션을 보더라도 스스로 완벽하게 된 곡을 가지게 되는 여러모로 좋은 방침 아니냐. 라고.

그는 아주 신신당부하며 그가 이 학교에 교수로 임용되기 위해 제출했던 커리큘럼을 내게 보내주었다. 내 논문 주제와 곡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과장에게 전화해 내게 직접적 조언을 해줄 수 있도록 했고, 마침 교실 밖에 학과장이 있어서, 이번주 면담약속을 잡았다.

교실을 나서기전 그가 덧붙인 말이 있다. "주, 너가 별로 좋아하지 않겠지만, 한국에서 어떻게 자리잡을 수 있을지 알아봐.니가 지난번에 말한 마스터클래스도 있고.."

그 말이 내게 힘이 빠지게 했다. 어쩌면 그말은 즉슨, 이곳에서 자리잡는건 거의 더 어려워. 그리고 한국에서 내 다리가 되어죠. 하는 느낌이었다. 그의 조언은 현실이고 사실일까.

집에 돌아오는 길에 J에게 전화를 해 물었다. "언제까지 이 과정을 견뎌야 할까?"

"성공하는 사람들은 성공할때까지 견디지."

하.

한국가는 날짜까지 두어날 남짓 남았다. 적절한 시기의 적절한 고민들이다. 굿. 지금의 시간에서 내가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을 해나가보기.

작가의 이전글관계도 공부도 좀더 느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