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쓰는 일기 8)

기다림이 주는 유익

by Juhjuh

또 실수했다. 더이상 사고 싶지 않고 구경하고 싶지 않을만큼 틈이 없던 시내.. 그래 할무니 선물은 샀으니 그걸로 되었다. 가자 집에. 그때문이다. 보이는대로 탄 기차는 우리집 역에서 나를 내려주지 않는 급행열차였다. 그래서 한참을 지나친 역에서 내려 반대편 승합장에 기차를 기다린다. 오늘 클라브상 플러스 첼로를 더해 첫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면서 줄곧 든 생각이, 좋은 멤버를 어쩌다보니 찾았고, 그것이 문득문득 감사하던 두시간이었다. 긴장하지 않고, 대화하고, 배려하고, 서로 제안하는 시간에 즐거움이 채워지는것을 느꼈다. 기쁘다 ! ! !


사실 지난 목요일 연습도 나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내가 편안하고 이 시간을 즐기고 있음을 느꼈다.


반대편에서 새로탄 기차는 플랫폼에 보니 또 급행이어서 우리집을 지나치는 플랜이었다. 춥고 어둑하지만 역에서내려 걸어야지 하는 플랜이 있었는데, 약속과는 달리 우리집 역앞에서 멈췄다. 그것도 모르고 지도에서 집주소를 찍었는데 8분이라 떠서 뭔소리인가 한참 어리둥절했다. 기사님의 실수? 하나님의 선물 일지도.. !


일요일 예배엔 M의 엄마인 F가 오셨다. 나의 푸아티에 생활의 좋은 친구. 그녀는 금요일부터 파리에 있었고, 오늘 교회에서 하는 노엘 프로그램도 참여하기 위해서 온것이라 했다. 덕분에 그동안의 삶을 서로 나눠 이야기 할 수 있었는데, 그게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내가 억지로 계획해서 살아가는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주시는 은혜대로 살겠다. 나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엄마의 나라를 가도 내가 이방인인것 같고, 프랑스에 있어도 이방인인거 같다. 나는내가 속한 사람인지 알기에, 완벽하지 않고 종종 어려운 관계라 하더라도, 정체성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과 교제하는것에 힘쓴다. 그것은 마음에서 온다는 것..단순하고, 또 외로울 수 있는 그의 삶에서 나는 단단함과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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