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쓰는 일기 10)

큰 악기통을 들었을 때 생기는 일

by Juhjuh

공연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친구는 나보다 먼저 역에서 내렸고, 큼지막한 내 악기통을 보고선 맞은편 할머니가 말을 걸었다.

음악 하세요?

네. 이번주에 공연 있어서요

무슨 곡해요?

Charpentier해요.

아 샤뻥띠에.. 떼 데움이 정말 멋지죠.

아 그렇군요 아마 당신이 저보다 잘 아실거에요.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어있어요?

프리랜서에요.


그러다가 반신반의로 당신도 음악가냐 라고 물었는데 그랬다.

일본인이냐고 물었고, 일본에서 많이 연주했고, 정말 멋진 홀이 많으며 그들은 연주할때 기침한번을, 휴대폰 벨소리 한번을 내지 않은다며 공연 수준을 칭찬했다.


프랑스에서 공부했냐 물었고, 내가 한 마스터를 이야기 하며 장소를 이야기하니 10일전에 그곳에 가서 연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려줬다. Anne Queffelec


급하게 내린 역에서 왠지 설레는 마음이었는데 또다른 남자애가 말을 걸며 뒤에 맨 것이 무엇인지, 자신은 모로코 프랑스인이라며 가족사를 읊었다. 한국인이라는 내게 북에서 온건 아니냐며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중국어 못한다고. 아무 응답도 하지 않고 그저 웃어 보내줬다.


이런 일들이 딱 붙어서 일어나난 것은 아마도 이 큰 악기통이 꽤나 인상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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