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일주일앞둔 NF의 하루
지난주는 22도 안팎이라 목티도 입고 후드티도 입고 보송보송한 조끼까지 꺼내입었는데, 주말부터 다시 30도를 웃도는 온도가 계속된다. 저녁 일곱시가 넘어서도 활을 한두번만 그어도 땀이 주룩주룩 난다. 덕분에 기후변화에대한 책도 읽기 시작했다. 일요일에 오년여만에 만난 벤지는 앞으로 파리에 살지 말지 모르겠다고 했다. 파리 중심가에 사는 그는, 지금 집이 매우 괜찮은가격에 큰 크기라고 했는데, 혹 그가 이사가면 그 집 내가 들어갈 수 있는지 언뜻 마음을 내비췄다. 그는 흔쾌히 오케이 하였는데, 단 지붕 아래라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고 한다. 상관없다 했지만, 다른 집보다 꽤 시원한 지금 집에서도 활 몇번 그었다고 땀 뻘뻘인데, 지붕아래에서 사망자도 나오는 상황에 그곳에서 지낼생각하니 아찔한 마음도든다.
그래도 날이 더우면 땡기는 샐러드와 진저 맥주와, 김치만두를 먹으며 여름의 맛을 누렸다. 오늘짜 소명 한챕터를 읽고, 냉차를 마시며 연습을 하고, 집청소를 크게했다. 화장실청소, 설겆이, 바닥 비질, 걸레질,이불 빨래 여덟시간에 걸쳐 네번.. 엄빠랑 통화하고, 친구들과 소소히 문자 나누고, 브로콜리와 당근을 볶고 두부를 계란물입혀 구워 단단하게 점심먹고, pergolese인지 pergolesi인지 집주인아저씨와 논쟁하고(둘다임, 내가 이김 ㅋㅋ), 개학하는 학교 스케줄링 받은거 확인하고 다이어리에 옮겨적고, 새학기 방학을 옮겨적고, 온라인으로 교사모임을 하고, 햇빛사이로 장을 보러가고, 병따개가 없어 유튜브 보며 지렛대원리를 배워 수저로 병뚜껑을 따고.. 옆동네로 이사를 한 랑니를 초대해 저녁을 먹었다. 그가 김치만두를 굽고, 나는 야채를 씻어 미리해둔 오이김치소스를 곁들어 매콤한 맛이나는 드레싱을 하고. 진저맥주와 함께 먹고, 후식으로 라임 소르베 아이스크림과 여름제철과일을 곁들여먹었다. 그를 버스태워보내고 돌아와 부엌을 정리하고 침대에 눕는다. 머리맡에 조깅옷을 꺼내두어 일어나면 가볍게 갈아입도록 해두고..
내 머리속에 가득한 소리는 사실 따로 있다. 일요일부터 예상치못하게 오디션 정보가 쏟아진다. 다음주 연주만 생각하다가 오디션 하나, 둘, 셋.. 그래서 연습할것도 하나둘씩 추가된다. 마음이 젖은 솜이불마냥 무거워졌다. 그래도 제일 중요한게 다음주 연주이고, 오디션 곡들은 그 다음 중요한것임을 자꾸 상기시켜줘야한다. 여튼 덕분에 이번주 놀 계획은 다 끝났다. 오디션마다 비디오를 요구하는데, 사실 그때그때 녹화해두지 않은것에 후회가 된다. 연습량도 소리고 환경도 갑자기 찍으려면 아쉬우니까. 비디오 퀄리티로 가장중요한건 소리이다. 작곡가와 청중에게 보답하기위한 소리, 스스로가 자신의 소리를 사랑해주는 소리. 그렇게 해봐야지. 사람은 스스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모를때 가장 멀리간다고 했으니까. 가보자, 어디까지일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