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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손가락 Apr 04. 2024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으리

목포 동굴카페

이 기쁨을 누구와 함께?

-이동진과 함께

라고 처음엔 출간일기를 쓰려고 했다. 

이동진이 경상대 도서관 초청으로 가좌벌에 왔다. 

그의 인지도 만큼이나 열정과 폭넓은 독서량을 섞어

청중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그러니 오늘 종강한 이 기쁨을 

이동진 강연과 함께해야 하지 않겠는가. 

 

제목만 써놓고 미루었던 행동은

운명이 미리 짜놓은 매트릭스였다. 

 

글벗의 글을 읽으면서 

‘서해로 흐른다’ 영상을 찾았다. 

양인목tv.

로 부리나케 날아가 열었다. 

여러 영상 중 제일 위에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가 떴다. 

서해는 물 건너가고

그날 양 사장님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지라

그 열정을 다시 듣고 싶은 마음에 8시 기차를 클릭했다.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그날 우리가 목격했던 충격 감동은 열정이었다. 

사십 년 세월을 넘나들며 피아노 건반 위에서 춤추던 불꽃.

그 모습은 어디로 가고

오늘은 애처로운 여인으로 앉아 노래한다.  


노래 배경은 무슨 사연일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그리스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레지스탕스에 지원한 한 그리스 청년이 고향에 연인을 두고 전쟁터로 떠났다.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아 그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의 심정을 노래한 곡이다. 조국을 위해, 민중의 자유를 위해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비극적인 사랑을 담은 곡’이라고 가상공간에 누가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행위는 만인을 유익하게 한다.  


다시 영상으로 눈을 옮긴다.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표정은 끄트머리에서 잠깐 스치고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병행하는 그는

그날 열정과는 다르다. 

노래를 사랑하는 어린아이가 되었다. 

신나게 시작하는 연주와

가사를 음미하는 다섯 살 꼬마 같은 표정이 가득하다. 

순수함은 내면 깊은 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우리 본연의 모습이다. 

어떤 이는 소중히 간직하며 빛을 내며 드러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세월의 먼지와 사연으로 퇴색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인류 본래의 원형을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남다른 인생 역사를 나이테로 새기고 사는 분이지만

성탄절 새벽 눈처럼 그는 하얗게 반짝인다.  


그를 향한 부름말이 달라진다. 

요트맨, 양사장님...

이젠 양 아저씨라고 해야 할까?

양 오빠라고 할까?

양형이 좋을까?

낯선 고민과 

충만한 설렘으로

11월 마지막 밤은 깊어만 간다. 


목포행 8시 기차는 자주 달릴 듯하다. 

동굴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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