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는 “내가 대학교 총장이라면 ‘눈 사용법(How to use your eyes)’이라는 필수과목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고 하죠. 보지 못하는 자신보다 볼 수 있는 우리가 더 보지 못한다는 겁니다.(중략) 헬렌 켈러는 숲을 다녀온 사람에게 당신은 뭘 봤냐고 묻자 그 사람이 답하길, “별것 없었어요(Nothing in particular)”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거죠. 자기가 숲에서 느끼는 바람, 나뭇잎, 자작나무와 떡갈나무 몸통을 만질 때의 전혀 다른 느낌,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그 사람은 왜 못 보고 못 들었냐는 거예요.(『책은 도끼다』, (49p)
헬렌 켈러가 숲속을 한 바퀴 돌고 온 이들에게
“숲에서 무엇을 보았나요?”
질문을 던졌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요. 별거 없었어요.”
라고 답했다는 얘기다.
숲속 바람, 자작나무와 떡갈나무의 다른 느낌,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헬렌 켈러가 언급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눈과 귀와 코가 있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한다.
감각의 과잉일까.
너무 많이 보고, 너무 많이 듣고, 너무 많이 만져보아서일까.
무심결에 그냥 넘기는 것이다.
당신은 오늘 세상에서 무엇을 보셨나요?
당신은 눈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으신가요?
눈 사용법.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군요.
경이로운 세상
빛나는 풍경
소담스런 모습
향그로운 봄
고요히 흐르는 여름 안개
새벽 중천에 아로새긴 겨울 북두칠성
한방촌에 도란도란 피어나는 이야기꽃
자라나는 아이들
모든 치장을 훌훌 벗어던진 겨울 나무
찬바람 속에서도 크리스마스에 피는 게발선인장
한여름 밤 시골길에서 본 보석 은하수 강
옥상 텃밭에서 자라던 채소
상추, 부추, 가지, 고추, 파, 미나리, 무화과, 가지, 들깨, 신선초, 청경채...
이 세상 떠나기 전
눈에 담았던 축복은 모두 가슴에 안고 가렵니다.
글로 엮어 주저리 주저리 읊으며 가려구요.
* 오늘의 지침
- 새롭게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기
- 무심결에 그냥 넘기지 않기
- 오감 살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