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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기로운 뉴욕의사 Jan 08. 2021

Ciao, Bella!

듀오링고와 함께하는 나의 이태리어  이야기

    2021년이 어느덧 둘째 주로 접어든 오늘, 나의 새해 결심들을 재점검하던 중, 동기 부여가 팍팍되는 아래와 같은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요약해 보자면, Saydobid 라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사는 소년이 듀오링고를 이용해서 불어를 공부하기 시작해서 1년 만에 우즈벡 프랑스 대사관 및 스위스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불어 경시대회를 휩쓸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나도 타슈켄트에 가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왠지 더 반갑고 신났던 이 소년의 감동적인 이야기의 전문은 아래에 링크!  


https://forum.duolingo.com/comment/44898730/How-passion-perseverance-and-Duolingo-helped-Uzbek-teenager-Saydobid-master-his-French-learnin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불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우리 효자 Saydobid군과 그의 부모님.



    이미 기사에서 눈치채셨겠지만 나의 새해 결심 중 하나는 작년에 열심히 하다 좀 쉬던 이태리어 듀오링고를 365일 쉬지 않고 연속으로 하는 것과 절반 정도 끝낸 코스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다. 나의 이태리어에 대한 관심은 나의 눈부신 친구라는 4부작 소설을 읽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나폴리를 배경으로 릴라와 레누라는 두 소녀가 평생에 걸쳐 나누어 온 우정(이라고 하지만 그저 아름답기만 하지 않고 굉장히 사실적이다)을 4권에 걸쳐 서술한 책인데, 감정 묘사가 굉장히 섬세하고 두 소녀의 삶에서 각자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아서 2019년 내가 흠뻑 빠져서 본 책 중 하나다. 읽다 보면 종종 나폴리 방언과 이태리 표준어가 주는 어감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문득 이태리어를 배워서 그 차이를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원어로 읽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날로 이태리어 공부를 시작했다.


     나는 어학 공부가 취미라고 해도 좋을 만큼 즐겨해서 다양한 언어를 공부해 보았는데, 중학교 때 슬램덩크를 읽기 위해 한 일본어 공부를 시작으로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로 시작한 독일어, 예과 때 교양으로 들은 라틴어, 미국 의사고시를 준비할 때는 주의 환기 삼아 중국어 공부를 했고, 동티모르에 파견 갔을 때는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했으며, 쿠바에 고립되었을 때는 온 마음의 번뇌를 물리치기 위해 스페인어 회화 공부를 했다. 마지막으로 한 공부는 몇 년 전 Instituto Cervantes (세르반테스 문화원. 불어를 가르치는 알리앙스 프랑세즈나 독일어를 가르치는 괴테 인스티튜트처럼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정통 문화원이다)에서 스페인어 초급 과정을 들은 것인데, 일 스케줄 상 주말반을 들었기 때문에 한 번에 너무 많이 배우는 것 같아 소화하기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부담 없이 매일 조금씩 내 페이스대로 할 수 있는 과정을 찾다가 듀오링고를 만나게 되었다.


      듀오링고는 카네기 멜론 대학의 Luis von Ahn이라는 교수님이 free education for everyone! 을 모토로 삼아 만드신 외국어 교육 애플리케이션인데 언어 학습의 기본인 심플 반복 연습에 충실한 정말 실용적인 교재다. 현재 98개나 되는 언어 코스가 제공된다고 하는데 한국어도 당연히 그중 하나이다. 나의 첫 시작은 폰으로 SNS 하는 시간에 듀오링고를 하자!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하다 말다 하다가, 어느 날 몇 년째 꾸준히 하고 있는 한 분을 팔로우하게 되면서 (사용자 프로필에 며칠째 하고 있나 이런 것들도 나온다) 도전이 되어 '좋다! 그럼 나도 매일 해 보자!' 하고 작년에 연속 256 일까지 하다가 펠로우쉽을 시작하면서 힘들어서 조금 쉬게 되었다. 한창 할 때는 정말 게임 중독자처럼 열심히 했는데 덕택에 이태리어 단어가 많이 늘었다. 그리고 오늘 저 기사를 통해 들어간 듀오 링고 포럼을 통해 온라인 이태리어 기초반 말하기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조만간 참가해 볼 예정이다.


나의 2020년 듀오링고 성적표

     

    실용적인 목적 없이 그저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공부는 고비가 왔을 때 넘어서기가 쉽지 않은데, 왠지 이태리어는 꾸준히 잘해 보고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콩닥콩닥한다. 올해가 지나고 이 팬데믹이 좀 더 나아져 여행 제한이 풀려 이탈리아에 가게 되면,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의 눈부신 친구 L'amica geniale 를 원어로 차근차근 읽을 수 있는 그 날이 오겠지!


 여러분의 새해 결심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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