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표지, 그리고 지도
갑자기 시작된 43일간의 유럽여행. 익숙함보다는 낯섦을, 편리함보다는 불편함을 외치며 느릿하지만 분명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뭉게구름 같은 그림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첫 장을 열고 행선지와 기간, 양을 닮은 캐릭터를 그려 넣는다. 항상 그렇다.
유럽 여행자 절반이 선택한다던 런던 in, 로마 out. 난 이 수첩과 함께 저곳에 있었다. 빈 지도를 출력하여 맨 앞장에 붙였다. 도시를 이동하며 화살표를 하나씩 추가했다. 느릿하게라고 했지만 꽤나 분주했던 경로를 이젠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