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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리 Sep 03. 2022

예쁨이에게 쓰는 첫 편지

2022.09.03

예쁨아, 안녕

지금은 토요일 새벽 03:30분이야

엄마가 지난달에 키다리 아저씨 책을 읽었거든, 

주디가 편지를 쓰는 모습에 엄마도 예쁨이에게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싶어 브런치에 쓰기로 결정을 했어. 

기쁨이 오빠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태교일기를 썼지만 출산 전에 밀린 숙제같이 마지막을 쓰게 되더라고…

꼭 이걸해야만해 해내야만 해 하는 속박을 받는 감정을 느꼈거든, 

좀 더 자유로운 감정을 엄마도 느끼면 우리 예쁨이 도 그런 자유로운 영혼이 되지 않을까 싶어 브런치를 선택했어.


기쁨이 오빠는 엄마 옆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어~

여기저기 침대 구석을 탐험하며 말이야, 그래도 엄마가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걸 아는 눈치야,

돌아다니면서 자다가도 다시 엄마한테 와서 얼굴을 만지작 머리카락 만지작하다 다시 돌아다녀~

그런 잠자는 오빠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엄마는 그 자리에 묵묵히 서있는 커다란 나무처럼 단단하고 든든한 나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 

바람이 불어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햇살이 비추나 좋은 날 슬픈 날에도 묵묵히 그 시간을 함께 보내고 

지켜봐 주고 여유를 줄 수 있는 나무....

그럴 수 있으려면 엄마의 내면이 단단해져야 한다는 걸 알았고 

엄마는 책 읽고 이렇게 글 몇 자 적으면서 엄마가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아.

엄마의 마음속 호수가 잔잔하게 흘러.  평화로워 일상이.


예쁨이도 살며 자신이 어떻게 했을 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한 기분 좋은 느낌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사람으로 크길 바래. 

입덧이 거의 없어 엄마를 편하게 해주는 예쁨이,

대신 먹고 싶은 건 엄마한테 신호를 잘 보내주는 예쁨이. 매일 신호를 보내주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먹고 싶은 걸 네가 신호를 보내서 엄마가 그 음식을 먹을 때면, 기쁨이 오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으며 예쁜이는 엄마보다 더 멋지겠구나 싶어, 엄마는 이제야 좀 엄마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거든.

 

오늘은 이만 

잘자고 아직 성별은 모르지만 딸일것 같은 느낌의 엄마야. 

3주 뒤 예쁨이가 남동생이 될지, 여동생이 될지 궁금해 하며 다시 잠을 청하는 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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