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리 Jan 06. 2022

 #. 나는 엄마가 되기로 선택했다.

초보엄마 육아일기


"효주야, 나 소개팅 시켜줘~전에 해준다고 했던 사람 아직도 유효해?"

    

2019년 9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나도 결혼이라는 걸 해야겠다며 소개팅을 소개해달라고 졸랐다.

전에는 소개팅할래? 좋은 사람 있는데 어때? 하면 아니야 괜찮아

하며 매번 거절했던 내가 먼저 소개팅을 소개해달라고 연락을 했다.     


친구가 기다렸다는 듯이 소개팅 남자의 연락처를 알려줬고 드디어 소개팅 날이 다가왔고 시끌벅적하고 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삼겹살 가게에서 소주와 함께 서로의 살아왔던 얘기를 나눴다.     


10년 넘는 직장생활을 그 남자도 했다고 한다.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했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공감했다.

또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영화 장르 취향이 비슷해서 편했고 말이 통한 그가 점점 편해지기 시작했다.


매일 퇴근하고 만나며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가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 헤어지기 싫어서 결혼했어 '라는 말을 이런 느낌일 때 하는구나.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게 신기했다.

우리 그렇게 매일 만나며 손을 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오빠, 근데 우리는 음식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살아온 가정환경도 비슷하고, 각자 집안의 막내여서 누나 형, 언니 오빠의 철없는 행동에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며 철도 빨리 들었던 것 마저 비슷한 게 너무 많아~그렇지? 결혼은 반대인 성향의 사람이랑 결혼해야 잘 산다는데..."

"그 말을 믿어?, 생각해봐, 결혼은 같이 평생 24시간 붙어있어야 하는데... 반대 성향인 사람이랑은 얼마나 많이 부딪치겠어? "

"아... 그렇지?"

이 말 한마디에 결심했다.

우린 그렇게 만난 지 3개월 만에

상견례를 하고 신혼집을 구하고 6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했다.   

 .

단시간에 나는 아내가 됐고,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아내도, 엄마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난 순간부터 내 주변은 변하기 시작했다.



짜장면? 짬뽕? 둘 중 뭐 먹을래? 물어보면 진지하게 고민하며  늘 짜장면을 선택해왔지만

인생의 가장 중요한 걸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잠시 잊고

물 흐르는 대로 익숙함에 길들여져 시간을, 그리고 내 청춘을 흘려보낸 것 같다.   

이제야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오늘의 행복도, 엄마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선택의 힘!

 


‘ 당신은 스스로 선택한 것을 얻는다. 어떤 세계관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은 항상 옳을 것이다. ’ --

(리얼리티 트랜서핑 1. 24p)     

오늘도 책 속 한 구절에서 힘을 얻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머신을 다시 꺼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