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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리 Nov 18. 2022

핑크색 배지 덕분에

널 만나기 전 D-100일

출산 예정일로부터 딱 100일 남은 오늘이다.

언제 10개월 채우나 했는데 또 벌써 얼마 안 남았네 하는 시간이 됐다 시간이란 참 요물이다.


안녕, 7개월 된 예쁨아,

이제는 엄마 목소리도 들리고 빛도 구분할 줄 알고 폐로 호흡 연습하는 시기라던데 오늘도 엄마 목소리, 세상 빛, 숨쉬기 운동 잘했을까?

엄마는 사실 요즘 또 고민이 있어… 기쁨이 오빠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만삭 때 몸무게에 지금 거의 접근했거든…

배도 불쑥 많이 나와서 만삭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 불편한 점들이 생기기도 했어. 완벽한 임산부인 거지 한마디로…

임산 부니까 당연한 거지만 눈으로 거울에 비친 엄마 모습을 보면 조금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도 예쁨이 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너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으니까 오해하지는 말아줘~이런 엄마의 감정이 전달되지 않길 바랄 뿐이야


매일 퇴근길은 버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데 가방에 달린 핑크색 배지 덕분인지, 불쑥 나온 배 때문인지 지하철에서는 임산부 좌석에 앉아있던 20대 여자분이 일어나 자리 양보를 해줬어. 엄마는 물론 앉지 않았지만 한정거장만 가면 내릴 거였거든, 그래도 고맙더라고,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탔는데 임산부 배려석에 아주머니가 앉아계셨어.

누군가 툭툭 쳐서 바라보니 젊은 여성분이

“어디까지 가세요?” 본인이 안절부절 미안한 얼굴과 눈빛으로 엄마에게 물어봤어

내리는 곳을 얘기하고 고개를 돌려 정면을 응시하는데 또다시 누군가 툭툭 엄마를 치는 거야

“제가 좀 들어드릴까요?”

괜히 미안해하던 얼굴의 아까 그 여성분이었어.

엄마는 괜찮다고 하고 몇 정거장을  가서 내리는데  여자분도 같이 내리더라.

감사 인사하며

“물어봐주고 배려해주려 해서 고마워요”

“앉아계신 분에게 일어나 달라고 말을 못 해 미안하고 도움이 못돼서 죄송해요”

하는데 엄마가 손사래를 치며 괜찮아요 했지~

도움주려 하고 배려해주려는 그 마음만으로 엄마는 괜히 기분이 좋더라.

좋은 사람을 만날  있게   임신 덕분이구나 싶고, 배려받는 기분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줬어.

더군다나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더라 동은 틀리지만,

좋은 사람이 이웃이었다니 더 마음이 따뜻했어~


배가 불쑥 나와 볼멘소리 했었는데 임산부여서 좋은 이웃도 만나고 배려도 받고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어.

better things are coming!!!

오늘도 고마워 예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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