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기술을 이용하지만 기술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호모사이어피쿠스의 인류 창의성을 위한 선언

21세기의 인간은 기술의 절정 위에 서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의 일상, 업무, 학습, 심지어 감정의 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깨어나고,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로 하루를 소비하며, AI가 제안한 의사결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린다. 기술은 우리를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만큼 우리를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제 질문해야 한다.

“나는 기술을 사용하는가, 아니면 기술이 나를 사용하는가?”

AI 시대의 가장 큰 역설은 인간이 스스로 만든 도구에 점점 통제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인간은 기계를 이용해 생산성을 높였지만, 지금의 인간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답’에 점점 무비판적으로 굴복하고 있다. 검색창이 사고를 대신하고, 번역기가 언어 감각을 대신하며, 생성형 AI가 창작의 첫 단계를 대신하고 있다. 기술은 인간의 시간을 절약했지만, 동시에 인간의 사유와 창의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

AI 솔루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회는 ‘결정의 편리함’을 얻지만 ‘사고의 깊이’를 잃는다. 우리는 데이터를 신뢰하면서도, 그 데이터가 어떤 맥락에서 수집되고 어떤 편향을 담고 있는지 성찰하지 않는다. 기술은 언제나 ‘도구’여야 하지만, 지금의 인간은 그 도구에 철저히 길들여진 피조물이 되어가고 있다. AI의 추천은 언제나 논리적이지만, 그것이 옳다고 믿는 순간 인간은 판단을 포기한다. 인간의 창의성은 AI의 보조자가 되어야 하지만, 어느새 인간이 AI의 보조자로 전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