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기회, 그리고 초보 부모의 고백
살아오는 동안 나는 수많은 기회를 놓쳐왔습니다.
그 기회를 붙잡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늘 말하곤 했습니다.
“언제 어떤 기회가 와도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말엔 후회 많은 과거의 나와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로서의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와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준비의 무게보다 오늘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때때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것도 나의 아집, 나의 고집은 아니었을까.
초보 부모이기에 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실수는 아닐까.
아이들은 이미 자기만의 세계와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 채
내가 만든 세상 속으로 들어오기를 강요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언젠가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나의 조언을 따르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 또한 부모로서 배워야 할 자연스러운 성장의 한 장면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문득 드는 또 하나의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너무 오랜 시간,
아이들을 위해서만 살아왔던 것 아닐까.
초보 부모라면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 위로받고 싶기도 하지만,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삶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내가 온전할 때, 아이들에게도 더 건강한 조언과 따뜻한 응원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부모라는 길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자,나 자신을 다시 키워가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