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인구감소 꼭 나쁜 일만은 아냐 20240320
농작물을 잘 키우려고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갈아엎고, 자르고 뽑고, 심지어 불을 지르기도 합니다. 시골에 살아봤으니, 식물을 대하는 우리의 삶을 기억합니다. 모든 생물의 번식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어렵지, 내버려 두면 알아서 영역을 넓혀갑니다. 환경이 괜찮다 싶으면 스스로 짝짓기를 하고 자손을 생산합니다. 이런 이치를 알고 있는 인간은 지금껏 다른 동물처럼 숫자를 늘려왔습니다. 2024년의 통계를 보니 세계의 인구는 약 81억 2천만 명입니다. 10억에서 20억이 될 때까지 100년이 걸렸습니다. 60억에서 70억 되는 데는 11년 걸렸고, 80억에서 90억 되는 데는 9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진국들이 다시 출생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지구로서는 재앙이며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구가 인류를 품을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인구의 억제를 주장하던 국가들이 어느새 인구의 감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국력과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산업의 위축과 생산량의 감소는 경제와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던 구호가 우리의 머리를 떠난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저출산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낳을 수 있는 아이가 0.7명에 이르렀답니다. 적어도 2명은 되어야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애를 낳는 건 현명한 일이 아니랍니다. 가만두어도 짝짓기 하고 새끼를 낳는 동물이 많은데 젊은이들이 얼마나 살기가 힘들면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 낳기를 싫어할까. 나의 어려웠던 삶을 돌이켜볼 때, 그들이 호강에 겨워하는 짓이고 이기주의라 탓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모의 품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란 세대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좋은 환경에서 살며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은 다를 게 없습니다. 어젯밤 잠시 결혼 비용에 관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예식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몇 천만 원이 듭니다. 출산, 육아, 교육 등 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용이 너무 많습니다. 살집은 어떻습니까. 젊은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출산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라 여겨집니다.
부모뿐만 아니라 정부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사회의 개혁이 없다면 저출산을 이겨낼 수 없을까. 그동안 저출산 대책에 몇백조 원을 들였다는데 효과는 없습니다. 오히려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내년쯤에는 0.6명에 이를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나는 이를 크게 염려하지 않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나 교육제도로는 인구의 숫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고 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선진국의 20배 수준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현재 지구는 인구 포화상태입니다. 그 증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가 품을 수 있는 인구의 한계를 뛰어넘은 지 오래입니다. 그 단적인 예가 환경 파괴와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입니다.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폭염, 폭설, 태풍, 해일, 산불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나라 모두가 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적은 수의 국민으로도 인간답게 행복을 누리며 사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강대국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덴마크나 벨기에처럼 적은 인구에도 높은 국민소득을 올리며 사는 나라들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이 낳기를 적극 권장하는 데 비해 이민 정책에 소홀히 합니다. 부족한 인적 자원을 보충하는 길은 없을까요. 합법적이기도 하지만 불법 이민자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불미스러운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제도를 정비하여 양질의 이민자를 불러오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 일자리를 찾아오려는 외국인이 많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민국을 승격시켜 이민청을 신설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란 틀에서 벗어나 다민족 국가 길에 들어섰습니다.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을 계속하면서도 이민정책을 조율하여 부족한 면을 보완해야겠습니다.
우리의 인구 보충하면서도 세계의 인구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민자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세계의 통계를 볼 때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겠지만 모든 나라들이 인구의 감소에 적정히 대처한다면 지구촌의 환경은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나라별로 보면 저출산은 노동인구의 감소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경제지표도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적절한 출산율의 유지와 효과적인 이민정책은 나라 간에도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아이 대신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집이 많습니다. 반려 식물을 키우기도 합니다. 반려 돌을 키운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키운다고 할지 아니면 돌본다고 해야 할지, 여하튼 반려 돌을 키운다기에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석순이 생각나서 크는 돌도 있을까? 실내에서 자라는 돌이 있다는 것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어찌 되었든 누가 뭐래도 ‘애 낳으면 바보다.’라는 말이 없어지면 좋겠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짝을 짓고, 무리를 형성해 함께 살아남는 것입니다.